‘개인비리’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EBS 이춘호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여성단체를 통해 정치활동을 벌여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부적절 행위라는 비판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18일 “이춘호 EBS 이사장, 노골적 ‘친여·친박’ 정치활동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마중물여성연대라는 단체가 있는데, 그 기간 단체의 대표를 EBS 이춘호 이사장이 맡고 있었다. 현직 공영방송 이사장이 특정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노골적인 정치활동을 벌인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 이춘호 EBS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마중물여성연대에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을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해당 단체의 초청강연은 주로 정부·새누리당 관련 인사들로 '정치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사진=최민희 의원실)
최민희 의원에 따르면, 마중물여성연대는 2011년 3월 24일 창립, EBS 이춘호 이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대선기간 마중물여성연대는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고대한다!” 기자회견에 동참하며, 공개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또한 <문재인 후보는 여성 대통령을 두려워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에는 “여성계는 여성 대통령 후보를 환영하고 격려하는 바이며, 이런 반여성적, 구시대적 행위(여성대통령론에 대한 비판)를 즉각 중단하고 새로운 시대 조류에 겸손하게 대응하는 의연함을 가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마중물여성연대는 대선 이후에도 ‘친여·친정부’ 활동을 벌였다. 초청강연의 경우,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문수 경기도 지사,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임태희 전 청와대비서실장,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등 친정부성향의 보수학자들이 중심이 돼 사실상 '정치행사'였다는 게 최민희 의원의 설명이다.

최민희 의원은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이자 교육방송 EBS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라면서 “노골적으로 한 쪽 후보를 편드는 것은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재, <EBS복무규정>은 “직원은 정치활동에 참여하거나 정치단체의 구성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BS 인사규정> 또한 “복무의무를 위반해 공사에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게 했을 때 사장이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최 의원은 “비록 이사장은 복무규정을 적용받지는 않지만 자리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더욱 신중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BS 이춘호 이사장은 비상임 신분에도 불구하고 회사로부터 전용차량을 지원받아 이용해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감사원은 이 이사장은 또한 업무용으로 지원받을 차량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으며 총 1억1200여 만원의 금액이 부당집행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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