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의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9>이 방송 1주년을 맞았다. 방송 1주년을 맞은 JTBC <뉴스9>의 성적은 최근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조사해 발표한 내용을 근거로 한다면 합격점이다. <시사저널>의 발표에 따르면, JTBC는 우리나라 언론사 중에서 영향력 6위, 신뢰도 3위, 그리고 열독률 8위를 차지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표마다 1% 내외 수준을 넘지 못하던 지난해에 비하면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방송 1주년을 맞은 JTBC의 <뉴스9>은 이러한 성장을 기반으로 오는 22일부터 뉴스 시간대를 8시로 앞당기면서 프로그램 이름도 <뉴스9>에서 <JTBC 뉴스룸>으로 바꾸고, 국내 방송사 저녁 메인뉴스 최초로 뉴스 시간을 100분으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편성전략을 통해 타사 뉴스프로그램들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스 시작시간인 8시대에는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기존의 뉴스프로그램들처럼 그 날의 주요 뉴스를 정리해 보도하고, 9시대에는 그 날의 주요뉴스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앵커 브리핑과 인터뷰, 심층 취재, 그리고 토론 등의 포맷을 이용해 제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우리나라 뉴스프로그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석희 앵커가 밝힌 지난 1년간 JTBC <뉴스9>이 지향했던 방향성은 “정론 저널리즘”이었다. 나아가, JTBC <뉴스9>은 기존의 뉴스프로그램들이 사용하던 형식과 내용들을 과감히 탈피하고, 혁신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뿐만 아니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9>은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방송환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 이데올로기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한 뉴스를 생산하고 전달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JTBC <뉴스9>의 첫 번째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란 기자나 언론사의 개인 생각이나 정치적 이념을 철저히 배제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을 있는 그대로 다양한 시각에서 사실 중심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JTBC의 <뉴스9>은 최소한 이러한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종편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JTBC <뉴스9>의 두 번째 성과는 뉴스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통해 기존의 뉴스가 놓치고 있던 심층보도라는 분야를 뉴스프로그램에 접목했다는 것이다. 손석희 앵커의 <뉴스9>은 기존의 뉴스프로그램들이 가지고 있던 뉴스 아이템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서 보도하는 전형적인 형식을 벗어나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인터뷰와 즉석 여론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당 이슈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보도하는 등 시청자들이 주요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결국 JTBC <뉴스9>은 기존 뉴스프로그램들이 백화점식으로 뉴스를 짤막짤막하게 분리해서 전달하는 형태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관련 뉴스를 다양한 시각에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뉴스 제작 방법을 통해 주요 이슈에 대해 시청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월호 관련 보도라고 할 수 있다.

JTBC <뉴스9>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세월호 관련 이슈를 지속적으로 집중 보도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다른 방송사들은 보도하지 않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을 시청자들이 정말로 알고 싶어 하고, 시청자들이 정말로 궁금해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보도해 주면서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었다. 특히, 기존의 방송사들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영향을 받아 저널리즘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왜곡, 편파 보도를 자행하고, 공영방송 KBS의 사장이 정권의 영향을 받아 보도국장에게 압력을 가해 뉴스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등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공정성과 공영성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JTBC <뉴스9>은 다른 방송사에 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려는 노력을 보여 줌으로써 시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JTBC <뉴스9>이 이처럼 시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영방송을 포함해 기존의 지상파, 종편, 그리고 보도전문채널들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눈치만 보면서 정권홍보성 기사만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JTBC <뉴스9>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타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는 이슈들을 다루면서 시청자들이 JTBC 뉴스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어부지리’ 효과 또한 존재하고 있다.

▲ 세월호 참사 초기, 손석희 앵커는 자사의 보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이후 JTBC의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는 모든 언론을 압도했다.

그렇다면, 방송 1주년을 맞는 손석희 앵커의 <뉴스9>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무엇일까? 먼저, JTBC <뉴스9>이 심층보도에 치중해 인터뷰를 라이브로 10분씩 진행하다보니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몰입도가 떨어지고 내용 이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점이 있다. 이와 함께, 손석희 앵커의 진행은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 있지만, 라디오와 TV라는 매체의 특성이 다른데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로 이루어지는 인터뷰가 10분씩 진행되다보니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TV 뉴스프로그램에서 진행되는 라이브 인터뷰가 새로운 시도인 만큼 이번 개편을 계기로 시청자들의 뉴스프로그램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서 실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JTBC <뉴스9>이 손석희 앵커의 뉴스 진행 부분은 기존의 뉴스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이루었지만, 기자들이 만들어 방송하는 리포트는 다른 뉴스프로그램과 크게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에 대한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차별화된 뉴스 프로그램의 포맷이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KBS, MBC, SBS 등 우리나라 방송의 뉴스프로그램들이 저널리즘의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편파, 왜곡, 축소보도를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JTBC <뉴스9>이 다른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어준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금 JTBC <뉴스9>이 시청자들로 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주된 이유가 제대로 심층적인 뉴스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성과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런 것도 다루어 주는 방송’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보도전문 채널들의 뉴스프로그램들이 뉴스 아이템 선정과 보도내용에서 정권친화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도 다루어 주는 JTBC <뉴스9>에 대해 시청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방송 1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도를 하는 JTBC <뉴스9>은 단순히 기존 방송사들이 제작하는 뉴스프로그램들의 편향된 보도태도에 싫증을 느낀 시청자들이 중립적인 JTBC <뉴스9>에 보내는 응원성 호응을 넘어서 프로그램의 포맷의 혁신을 통해 저널리즘의 기본인 공정하고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보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 주는 뉴스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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