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전격 결정하고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과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삼성 계열사 간의 구조조정 전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삼성 계열사 간의 구조조정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사실은 의식불명상태라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불투명성이 매우 높다”면서 “형제들 간에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재산 승계,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해 확실하게 구도를 짜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선섭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을 맡을 것이라고 보는 주력회사인 전자나 금융, 중공업, 부품소재 분야에서 사업조정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이재용 부회장의 힘이 강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삼성그룹은 계열사 간 구조조정이 일단락 됐다고 발표하면서 “삼성SDS, 제일모직 등의 합병과 사업 구조 개편은 연초에 어느정도 결정됐던 내용이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도 연초에 결정됐던 내용으로 순차적으로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 측은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 흡수 합병에 대해서는 “검토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선섭 대표는 “작년 9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방침을 밝혀 120여 개 사가 해당됐지만 거의 대부분 합병 등의 방법으로 빠져나가버렸다”고 설명했다. 정선섭 대표는 “삼성의 경우에도 대주주의 지분율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규제대상이었던 삼성SDS와 삼성SNS가 9월 합병하는 바람에 대주주의 지분율이 가이드라인인 20% 미만으로 낮아졌다”면서 “그래서 규제대상에서 빠졌지만 실질적으로 내부거래비율은 더 올라갔다”고 설명해 합병 과정에서의 과세회피 등의 편법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선섭 대표는 “합병을 하게 되면 각 회사 간의 자산평가를 하게 되는데 오너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알짜회사를 넘기면서 자산평가를 낮게하는 경우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부동산 등을 장부가액으로만 평가해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선섭 대표는 “동종업종에 이런 합병회사가 탄생을 했을 때 직원은 10%이상 감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같은 조직이 중복되면서 인력 조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직원들로서는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정선섭 대표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합병계약서를 살생부 계약서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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