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JTBC의 ‘도약’이 무섭다. JTBC 손석희 사장은 10년 째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인 자리를 지켰다.

<시사저널>은 추석합병호(2014.09.09/09.16)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2014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의 언론 매체 영향력 및 신뢰도·열독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매체 ‘영향력’에서는 여전히 KBS가 1위를 차지했고 ‘신뢰도’와 ‘열독률’ 조사에서는 <한겨레>가 1위로 올라섰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는 JTBC 손석희 사장이 60.9%를 얻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시사저널>, ‘JTBC 진격…MBC 추락’으로 정리

▲ 시사저널 추석합병호(No.1298/1299)
<시사저널>은 “2014년 대한민국 언론계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며 “전대미문의 대형 참사가 불러온 후폭풍은 미디어 시장을 강타했다. 주요 언론사들의 연이은 오보 행진, 과열된 취재 경쟁 등이 뉴스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사저널>은 “상당수 언론사는 참사 보도를 둘러싼 대중의 평가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고 평가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조사에서 KBS는 59.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조선일보>가 51.2%, 네이버 32.1%, MBC 22.0%, <중앙일보> 15.9%, JTBC 13.2%, SBS 11.7%, <동아일보> 10.3%, <한겨레> 9.5%, 다음 9.4% 순으로 나타났다. 2013년 같은 주제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MBC가 4위로 하락하고 네이버가 3위로 상승한 대목이 눈에 띈다. 또, <동아일보> 영향력이 2계단 하락했고 그 자리에 JTBC와 SBS가 치고 올라간 것 또한 특이점으로 보인다. 반면, YTN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조사에서는 <한겨레>가 27.5%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KBS 25.8%, JTBC 20.5%, <경향신문> 19.6%, <조선일보> 15.0%, MBC 9.7%, YTN 9.4%, SBS 8.7%, 네이버 8.3%, <중앙일보> 6.9% 순이었다. 2013년과 비교하면, KBS와 한겨레가 1,2위를 순위를 바꿨다. JTBC가 단숨에 3위를 차지해 <경향신문> 앞 순위에 올라선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반면, MBC는 해당 부문에서도 4위에서 6위로 2계단 하락했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 매체’ 조사에서 역시 <한겨레>가 22.4%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조선일보> 21.8%, KBS 20.0%, 네이버 19.8%, 다음 19.6%, <경향신문> 15.4%, <중앙일보> 12.1%, JTBC 9.0%, YTN 7.9%, <동아일보> 7.7% 순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비교하면, <한겨레>가 4위에서 1위로 큰 폭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KBS는 1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또, MBC와 SBS는 10위 권 내 이름을 올리는 데에 실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시사저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JTBC 진격, △KBS의 위상 하락 및 끝없이 추락하는 MBC, △한겨레의 신뢰도·열독률 1위 등을 3가지 특징으로 꼽았다.

<시사저널>은 특별히 JTBC와 관련해 “영향력과 신뢰도, 열독률 모든 지표에서 10위권 내 진입했다”며 “특히, 신뢰도에서 20.5%를 얻어 주요 신문·방송사들을 제꼈다. 1년만의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도약이 가능했던 이유로 ‘손석희’와 ‘세월호 참사’를 들었다.

MBC에 대해 <시사저널>은 “수년째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그나마 마지막 보루였던 영향력조사에서마저 네이버에 밀려 4위를 기록하며 ‘빅3’(KBS-조선일보-MBC)구도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영향력이 2011년 42%에서 2012년 30.7%, 2013년 27.4%, 2014년 22%로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평가의 근거가 됐다. 신뢰도 역시 같은 기간 24.9%->17.2%->14.7%->9.7%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사저널>은 “2010년까지만 해도 29.7%의 지목률로 ‘신뢰도 1위’를 기록했던 MBC였다”며 “그런데 4년이 지난 현재 10% 선마저 무너지는 참담한 상황을 마주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시사저널>은 ‘정권에 불편한 이슈 피하기’, ‘연성뉴스의 증가 등을 꼽으며 근본적인 상황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10년째 1위 ‘손석희’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의 경우 이변은 없었다. JTBC 보도담당 손석희 사장이 60.9%를 얻어 2위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4.4%에 비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손 사장은 2005년 1위에 등극한 이후 10년째 그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60.9%는 10년간 최고치 기록이라는 데 의미가 컸다.

이 밖에 2013년 결과와 비교하면,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10위 권 내 진입이 눈에 띈다.

<시사저널>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 결과에 대해 “기업인(73%), 정치인(70%), 종교인(65%), 법조인(64%) 등 모든 직종의 전문가들이 1위로 손석희 사장을 꼽았다”고 설명하면서 “손석희 사장은 당분간 큰 이변이 없는 한 ‘대한민국 대표 언론인’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손석희 사장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내가 그렇게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며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JTBC 분위기는 내가 없더라도 극단이나 비합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토대 위에서 내가 생각하는 방향을 제시할 뿐”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또, “우리 기자들이 어느 방송사 기자들보다도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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