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가 떴다!’는 것은 곧 또 하나의 숨겨진 연예계 대형 폭탄이 터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달이 허공을 채웠던 지난 10일. f(x)의 멤버 설리와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는 이른바 ‘슈퍼문 데이트’를 즐겼다.

여느 연인의 데이트와 같았다. 남산 순환로를 드라이브해서 런닝복 차림으로 산책을 즐기고 남자친구의 차 안에서 자동차극장의 영화 데이트로 마감하는. 일반인의 데이트와 달랐던 것은 둘이서 함께 관람한 영화가 설리 본인이 출연한 작품 ‘해적’이며 신분을 감추기 위해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커다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의 존재감은 마스크로도 가릴 수 없었다는 것. 남자친구 최자에게 그렇게 애교가 많더라는 설리가 인파 속에선 잡은 손을 놓고 간격을 두어 마치 남처럼 걷고 있더라는 디스패치의 설명이 어쩐지 슬펐다.

연애는 죄가 아니다. 연애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다. 아무리 타인에게 판타지를 제공하는 걸그룹이라지만 1994년생인 설리에게 ‘넌 연애할 시기가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과연 누가 갖고 있겠는가. 설사 팬이라 하더라도 그건 팬심을 가장한 이기심과 잘못된 소유욕일 뿐이다.

하지만 설리는 여태껏 그녀의 연애를 인정하지 못했다. 벌써 몇 차례의 공개 데이트 현장이 발각 되었음에도 두 사람은 현재 연애 진행 중이 아닌 열애설에 머물고 있을 뿐이었다. 디스패치는 이에 대해 본인의 입장 보다는 회사와의 방침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발뺌을 할 것이냐는 네티즌의 분개에 최자와 설리 양측의 회사는 드디어 두 사람의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설리는 최자와 서로 의지하는 사이’라는 sm의 공식 입장. ‘그 친구에게, 저와의 관계가 또 다른 고통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침묵만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최자의 입장은 결국 회사와 연인에게 동시에 사랑 받는 소녀, 설리를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디스패치가 증명한 연애의 발견은 슈퍼문 데이트 현장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설리가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지난날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남자친구와의 힐링으로 채웠음을 증명했다. <2013. 8. 25 서울숲 데이트 - 2014. 6. 24 지갑 해프닝 – 최리토마토 (SNS) - 2014. 8. 10 남산 데이트>

공식 기사화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 활동 중단 설리의 행보는 끊임없이 재기되어왔던 논란 중 하나였다. 설리는 에프엑스의 공식 활동을 중단했을 뿐 최자와의 연애 행보는 중단하지 않았었다. sm이 활동 중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지 5일이 지난 지난달 30일. 최자의 사촌 톱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추측이 가능케 하는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바다를 향해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세 명의 남녀. 앞좌석에서 손을 꼭 잡고 있는 연인의 사진. 그는 사진의 설명을 “납치 만세” “동해바다로 납치당하는 중 앞좌석 연애질”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은 가운데서 만세를 외치는 묘령의 여성이 체격이나 헤어스타일 등이 설리와 흡사하다며 사진을 올린 당사자가 최자의 사촌이라는 사실을 상기해 이것은 최자와 설리의 데이트 증명사진이고 톱밥은 사이에 끼어들어 들러리 노릇을 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내놓았다.

논란이 가속화되자 톱밥은 사진을 지워버렸지만 이후 13일. 그는 마치 시위를 하듯 또 한 장의 사진을 올린다. 한 바구니의 채소를 찍은 사진에 유기농, 주말농장, 농부 최자라는 태그를 붙여놓고 “직접 재배”라는 설명을 더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설리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최리토마토’라는 프로필과 함께 손을 포갠 남녀가 체리 토마토를 한아름 들어올린 ‘사랑의 수확물’

이날 디스패치의 보도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설리 최자의 남산 데이트 현장 사진만이 아니었다. 기사는 f(x)를 떠나고 싶었던 설리에게 유일한 기댈 언덕이 바로 최자였다고 밝힌다. 이것은 설리의 활동 중단 원인이 최자와의 열애설에 얽혀있다던 sm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나 다름없다. 설리의 스트레스는 최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열애설도 아니었다. 최자는 설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휴식이었고 위안이었다.

물론 직접적으로 최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설리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통해 그녀가 네티즌의 악성 댓글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회사는 아티스트 보호 차원에서 활동 중단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썰을 풀었다.

이에 대해 일부 팬들은 최자를 원망하기도 했다. 설리는 아직 연애를 밝히고 싶은 입장이 아닌데 최자의 섣부른 행동이 그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설리는 열애설에 대한 악성 댓글과 추측에 시들어 가는데 정작 최자는 지속적인 연예 활동을 하고 있다며 최자의 이기심을 지적했다.

심지어 최자가 지갑을 잃어버린 것 또한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 또한 있었다. 인기 걸그룹의 멤버가 내 연인이라고 과시하고 싶은 최자의 야욕이 설리의 감정은 생각하지도 않고 독단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디스패치의 보도, 그리고 활동 중단 이후에도 최자와 인연을 끊기는커녕 오히려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설리의 선택을 보면 최자를 원망했던 일부 팬의 추측과 달리 그는 설리의 스트레스가 아니라 오히려 회사와 갈등을 빚고 있던 설리에게 유일한 삶의 위안이자 기댈 수 있는 에어백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디스패치는 가수 겸 배우가 아닌 전문적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싶었던 설리와 sm의 갈등을 상세히 풀어 두었다. 문득 설렁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건성건성 춤을 추던 무대 위의 에프엑스 설리와 더할 수 없게 행복해보였던 여배우 설리의 스틸컷이 떠오른다. 설리의 당면 과제는 최자와의 연애가 밝혀질까 하는 노파심 따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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