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싱글 특집으로 구성된 359회의 해피투게더는 뜻밖의 ‘진기한 장면’을 적잖게 볼 수 있는 회였다. 포맷이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하기 선뜻 겁이 난다는 신성우가 연예인 절친 김광규의 폭로전에 휘말려 그답지 않게 앙탈을 부리는 장면이라던가.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만들었던 김광규에게 장난을 걸던 유재석이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습니다.”라는 한마디에 무장해제되어 끊임없이 사과를 하던 모습.
그 중에서도 오상진은 끄트머리에 앉아 희미하게 웃기만 하는 조용한 게스트였다. 박미선이 직접 가장자리에 얌전하게 앉아 계시는 분으로 소개했을 만치. 하지만 거의 존재감이 없다시피 했던 오상진이 느닷없이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잘못한 것도 없이 미안함을 느낀 오상진이 난 너무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반성했고, 그런 그를 두고 전체적인 삶이 빈틈없는 모범생이라고 또 하나의 연예계 수도자 유재석이 공인 KS마크를 찍어주었다. 인생 살아오면서 가장 나쁜 짓했던 경험이 무어냐고 물으니 수능 100일 전 100일 주를 많이 마셨다는 일이라고 큰맘 먹고 밝히듯 꺼내놓는 오상진은 그야말로 나쁜 짓마저 고리타분한 인간이었다.
해당 화면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종방연 현장이었다. 차문이 열리고 무언가를 끌어안은 손으로 참 다소곳하게 내려오는 오상진. 오면 안 될 곳에 초대받아 황송한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주눅이 들어있는 태도에 웃음이 터져 나왔는데 숨겨진 예능 자막 공신 해피투게더의 깨알 자막이 나를 웃긴다. ‘흡사 목회자처럼 등장’
자리에 앉은 이들을 질투 나게 할 만큼 지나치게 깍듯한 모습으로 엄친아의 면모를 잔뜩 뽐내던 오상진이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황당한 행동을 하니 스튜디오는 발칵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열하는 박미선과 다시 그 장면을 살펴보는 유재석.
다가갈 수 없는 엄친아의 상징 오상진이 마치 낯가림으로 엄마 치마폭에 숨는 어린애처럼 숨어드는 모습은 사뭇 귀엽기까지 했다. 기발한 사람들 사이에서 맥을 못 추던 모범생 이상진은 이날의 굴욕 영상으로 푸짐하게 분량을 챙겼음은 물론 해피투게더 역사상 처음인 파격적 엔딩을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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