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이 넘쳐나는 시대, 유준상이 작곡한 노래를 들고 출사표를 던진 걸그룹이 탄생했다. 이다연, 정가희, 송상은이라는 뮤지컬 배우들이 의기투합해서 결성된 걸그룹이다.

뮤지컬 배우는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를 통해 관객에게 감성을 어필한다. 이런 뮤지컬 배우들이 노래를 하니 감수성 짙은 호소력으로 다가서는 건 기존 걸그룹들과 차별화된 강점 아니겠는가. 비주얼이나 화려한 춤으로 승부하는 걸그룹이 아니라, 감수성을 어필하는 데 있어 탁월한 장기를 발휘할 줄 아는 끼 많은 세 뮤지컬 배우들의 걸그룹 도전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그룹 이름 타우린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이다연: “뮤지컬 <그날들>을 하면서 멤버들을 만났다. 회식 자리에서 유준상 선배님이 노래하는 걸 좋아하니 앨범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했다. 처음에는 앨범 만들자는 이야기를 지나가는 말인 줄로만 알았다. 회식 자리에 오만석 선배님도 함께 있었다. 그때 오만석 선배님이 ‘너희는 자우림과 비슷하니 타우린으로 부르겠다’고 해서 그룹 이름이 지어졌다. 그룹 이름대로 저희들의 음악을 듣는 분들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

▲ 사진제공 인사이트
- 여성 뮤지컬 멤버들만 모아서 걸그룹이 만들어졌다

정가희: “애초부터 걸그룹을 결성하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유준상 선배님이 앨범을 준비하고 있을 때 저희가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만들어졌다. 외모로 승부하는 걸그룹이 아니라 음악성으로 어필하려고 노력한다.”

- 뮤지컬 배우들이 모인 걸그룹과 기존 걸그룹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송상은: “듣는 이로 하여금 다른 걸그룹에 비해 감정적으로 와 닿게 만들어주는 힘이 크고, 감정 표현도 풍부하다는 평이 많다. 이를 장점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유준상 씨는 <한밤의 TV연예>에서 “타우린은 비주얼이 별로”라고 셀프 디스했다

이다희: “처음에는 상처를 받았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다. 그 발언으로 저희들의 외모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다. 가수를 하기에는 뛰어난 외모라기보다는 평범한 외모에 가깝다. 외모에 대한 기준치가 낮아지다 보니 ‘생각보다 괜찮네?’하는 평이 많다. 저희를 아끼는 마음에서 유준상 선배님의 마케팅 전략이 아니었나 싶다.”

- 타이틀곡이 ‘위시 리스트’다. 노랫말에서 맛있는 음식과 음료만 권해서 요즘처럼 다이어트를 권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노래로 들린다.

이다희: “들어보면 음식을 나열한 노래처럼 들리지만 떠나간 연인의 빈자리를 음식으로도 채울 수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송상은: “먹고는 싶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갈망, 살을 빼고자 하는 노력 때문에 음식에 쉽게 손이 가지 못하는 시대가 요즘 시대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의 공감을 사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

정가희: “뮤직비디오 마지막에 남자 바비 인형이 통 안에 들어있고 쥬스가 거꾸로 역류하는 장면이 있다. 위시 리스트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상징성이 담겨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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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준상씨와 함께 뮤지컬을 하면 팀워크가 저절로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뮤지컬계에서 들려온다

이다연 “연습실에 유준상 선배님이 등장할 때 발성 연습을 하며 ‘야야야’ 구호를 외친다. 이를 듣는 뮤지컬 매우들은 저절로 힘이 나게 된다. 이런 구호를 통해 팀워크가 저절로 다져진다.”

- 이다연씨는 한국이 아닌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한국 외국어대학교 말레이시아어과를 졸업했다. 어머니와 결혼하고 유학을 말레이시아로 떠나 거기서 저를 낳으셨다. 아버지는 말레이시아에서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제가 열 살 되던 해에 온가족이 다시 말레이시아로 가서 2년 반 정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동안 국제 학교를 다녔다.”

- 아버지 송영창씨는 어떤 분인가

송상은: “<군도: 민란의 시대>를 보며 ‘또 돌아가시는구나’ 했다. 우스개로 ‘단명 전문 배우’다. 아버지는 무척 가정적인 분이다. 청소와 빨래 정도는 혼자 다 하신다. 케이크도 잘 만드시고 심지어 김장도 잘 담그신다. 제가 공연하는 작품을 매번 보시지만 제 연기나 노래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하신다.”

- 뮤지컬에선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이다연: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나 <그날들>에서는 고등학생이지만 어른스러운 학생을 많이 연기했다. 이제는 밝고 명랑한, 애교가 많은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송상은: “정가희 언니는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다. 자신이 먼저 퍼주는 스타일이다.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가장 여리기도 하다. 사람들은 강하게 보지만 그 반대다. 외강내유 스타일의 언니다. 이다연 언니는 반대다. 여려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강단 있고 자존감도 강하다. 속이 깊은 언니다.”

이다연: “상은이가 기분이 언짢은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기분이 나쁠 상황에서도 항상 웃는다.”

정가희: “막내지만 어떤 때에는 우리보다 언니 같은 면이 있다. 우리 둘이 꽁해 있으면 상은이는 꽁한 걸 못 참는다. 상황을 정리하고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준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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