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리사(본명 정희선 Lisa)가 원치 않은 결별 언급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출신의 배우 송창의의 “(전 여친과의 결별 언급이) 저는 괜찮습니다. 재밌… 고요~” 라는 발언이 문제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리사는 그녀의 SNS를 통해 다소 강한 어조로 거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저한텐 웃기지 않아요.” 리사가 굳이 “웃기지 않아요.”라는 표현을 썼던 것은 김구라가 직접적으로 ‘리사’를 언급하기 전에 송창의가 밝힌 라디오스타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라 형이 재밌으려고 독설하는 거 아니겠어요?”

라디오스타의 MC들, 특히 규현과 김구라는 이 “재밌으려고”라는 한마디에 트집을 잡아 시종일관 그를 놀려댔습니다. “라디오스타에 처음 나오는 사람은 보통 김구라를 무서워하는데, 송창의 씨는 ‘구라형이 뭐 재밌으려고 독설 날리고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라면서 쿨하게 대답을 했다면서요?”

김국진이 포문을 열자 송창의는 제대로 그를 바라보지도 못하고 눈치를 보며 “예.”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어디 한번 맛 좀 봐라.’하는 분위기로 김국진이 김구라를 바라보며 “구라야”하고 수신호를 보내자 아주 거만한 포즈로 미사일급 폭탄 디스를 던지는 김구라. “리사는 어떻게 된 거야?”

이후 송창의는 안녕하세요-라고 운을 떼고 나서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을 외치기 직전까지 전 애인 리사와의 실연 사실을 놀림 받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나름 훈훈하게 구성한 라디오스타의 마무리 멘트마저 “애인에게 실연당했을 때-”로 운을 띄웠으니까요.

놈놈놈놈 특집으로 구성한 네 명의 남자들- 송창의, 조정석, 오종혁, 장승조. 뮤지컬 배우를 겸하는 그들에게 ‘뮤지컬’이라는 공통 주제가 존재했음에도 이날의 메인 대화는 뮤지컬이 아니었습니다. 농담으로 시작했던 연애와 결별 디스는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애써 멀쩡한 이야기로 돌려놨나 싶으면 다시 물꼬를 틀어 결별 디스로 연결시키는 무한반복. 했던 얘기를 계속해서 원위치시키는 그 부담스러운 기시감에 아마도 송창의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탐 크루즈만큼이나 당황스럽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러니 이 방송에 출연하지조차 않은 송창의의 전 애인 리사는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을까요. 느닷없이 전 애인의 디스 소재가 되어 자신의 연애가 농담 따먹기 수준으로 전 국민 앞에 파헤쳐지는 광경이라니.

무엇보다 왜 송창의의 결별이 디스 소재가 되어야 하는지부터가 이상하죠. 추태를 부리다 망신살이 뻗쳐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저 공개 연애 이후 두 사람만의 사정으로 헤어졌을 뿐인데 도대체 왜 이 사실을 대중 앞에 밝히며 난도질을 당해야 하죠? 이게 왜 놀림거리이고 디스 소재인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사유로 헤어졌든지 간에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는 것이 바로 연인간의 헤어짐입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유명인이라고 해서 그 상처가 아무렇지 않게 재밌지는 않을 겁니다. 구라 형이 재밌으려고 독설을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던 송창의도 계속해서 반복되는 실연 헤집기에 어질어질해 보였습니다. 나중에는 거의 반쯤 혼이 빠져나간 상태로 방송에 임하는데 그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 사실이 상처라고 해도 만인이 지켜보는 TV쇼에서 연예인의 신분으로 정색하거나 화를 낼 수는 없었을 겁니다. 송창의가 그렇게 했다면 그 모든 대가는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갔을 테니까요.

실연의 상처를 집요하게 놀림 당하면서도 식은땀을 흘리며 “저는 괜찮습니다. 재밌고요.”라고 마지못해 운을 떼는 송창의. 그런 전 애인이 야속하기 그지없었을 리사의 항변이 서글픕니다. 아픔마저도 대중에게 유희거리로 넘겨주어야 할 연예인의 비애가 안쓰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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