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조용한데 정작 피해를 예상한 아티스트가 알아서 자신의 잘못을 방방곡곡 떠들고 다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 악플을 달거나 사실과 관계없는 말을 하는 이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 그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으나, 정작 그는 예능 방송 투어를 하며 자신이 아닌 다른 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자신과 루머에 오른 이를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대놓고 방송에 활용, 인지도 쌓기를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점을 갖게 한다. 네티즌의 반응은 한결같다. 공통적인 의견은 최자가 설리를 지나치게 이용한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최자는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과 <유희열의 스케치북>, 그리고 <SNL코리아>까지 출연해 ‘지갑 분실 사건’을 들먹이며 웃음으로 승화시키려 하는 눈치다.

최자 지갑 분실 논란에서 왜 최자가 욕을 먹어야 하느냐? 는 그의 지갑에 붙은 스티커의 인물인 설리가 계속해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설리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이미 한 차례 광풍처럼 보도된 바 있는 최자와의 열애설이 그 이유. 당사자들은 열애가 아닌 오빠 동생 사이라 밝혔지만, 이를 믿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정황상 모든 것을 이해시킬 만한 근거가 없었기에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던 상황.

그런데 분실된 최자의 지갑을 습득한 누리꾼이 이를 인터넷에 올리며, 그 안에 붙은 스티커가 문제가 됐다. 그 스티커에는 설리와 최자가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열애설은 다시 일파만파 커졌다.

그러한 상황에서 최자는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경한 태도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고, 이는 최소한 자신뿐만 아니라 같이 논란의 주인공이 된 설리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라 생각했기에 조심스러워졌던 게 그간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자는 방송마다 언급되는 지갑 논란에 못 이기는 척 대응하며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 배신감을 들게 하고 있다.

문제는 최자가 지갑 논란에 반응을 보일 때마다 누리꾼들이 설리를 조롱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리꾼은 너 나 할 것 없이 ‘그것 봐라. 확실하지 않으냐’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일부라고 생각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누리꾼이 성적 조롱을 하고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 설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문제가 되는 상황이기에 우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한 주 대부분의 음악 방송에 ‘몸살감기’라는 이유로 출연하지 않은 설리로 인해 누리꾼은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은 ‘몸살감기가 아무리 심해도 3일이면 충분한 것 아니냐’, ‘태도가 문제다’, ‘다른 멤버는 생각지 않는다’, ‘다른 멤버도 불만이 쌓일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여기서 끝나지 않고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출연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선 입에 담지 못할 이유까지 말하는 추세다.

설리를 향해 쏟아지는 악플은 순전히 개인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 그녀가 욕을 먹는 이유 중 하나가 최자와 연관되어 있고, 이 문제가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누리꾼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자는 <SNL코리아>서 자신의 별칭 이름으로 끊임없이 저질스러운 개그를 했고, 지갑을 잃어버린 사건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발설된 관계에 대해서도 못 이기는 척 대응했다.

<SNL코리아>가 라이브 방송이었던 탓에 어쩔 수 없이 못 이기는 척 대응을 했다고 생각해 주고 싶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사전 촬영분 ‘최자 보험’에서까지 셀프로 지갑을 운운했기 때문이다. 말하면 할수록 본인이 대중에게 노출되는 횟수는 많아지겠지만, 설리는 그때마다 먹지 않아도 될 욕을 더 먹기 마련이다.

설리는 방송 하나만 나오지 않아도 큰 오해를 살 수 있다. 그런데 거의 일주일을 혼자 몸이 아프다며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자는 계속해서 오해를 쌓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대중은 최자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지 모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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