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씨스타의 신곡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가 발매와 동시에 7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신곡을 발표했다 하면 기본으로 실시간 차트 1위를 올킬하는 씨스타, 음원퀸의 왕좌는 여전히 그녀들 차지였다.

씨스타가 7월 21일 정식 발매한 미니 앨범 TOUCH & MOVE는 한여름의 탄산수 같은 씨스타의 매력을 앨범 자켓에서부터 아로새긴 신작이다. 마치 풀 위에 띄워놓은 튜브 색깔처럼 광택이 도는 붉은색 배경 위에 각기 다른 포즈를 하고 당당하게 서있는 까만 실루엣의 경쾌한 언니들, 씨스타. 그녀들 특유의 건강한 섹시미가 잘 드러나는 앨범인 셈이다.

씨스타는 여름과 참 잘 어울리는 그룹이다. 타이틀곡 Touch my body는 프로듀서 라도의 편곡, 블랙아이드필승의 자작곡으로 탄생한 힙합 댄스곡이다. 앨범소개에서 내세운 ‘현기증 날 정도로 아찔하고 중독적인 사운드’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오렌지 알갱이가 톡톡 터지는 것처럼 상큼했던 씨스타의 또 하나의 써머 히트송 ‘러빙유’의 노선을 잇는 상큼 시원한 노래임은 분명하다.

특히 작곡가가 노래 한 구절만 만들어 놓고 포기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좋긴 좋은데 계속 같은 구절을 무한반복하는 것 같아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러빙유’와 달리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제법 입체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진 곡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90년대 히트가요처럼 하이라이트에 색소폰 사운드가 곁들어진 구성 또한 신명난다.

하지만 이 노래의 진정한 미덕은 씨스타 특유의 사람을 up시키는 긍정 마인드를 표상화한 곡이라는 점이다. 걸그룹의 대표 이미지가 ‘생글생글’이라지만 그 중에서도 씨스타는 자발적인 건강한 미소 덕분에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게 하는 긍정 에너지를 가진 그룹이다. 터치 마이바디는 그런 씨스타의 모든 이미지를 총합한 것 같은 곡이다. 씨스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저 이 곡 하나만으로 그룹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런 씨스타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는 TOUCH MY BODY의 뮤직비디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원색의 수영복을 입고 튜브를 끼곤 젖은 머리칼로 풀 위에서 놀고 있는 씨스타.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에겐 세상사의 시름이나 근심 걱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탕하고 나태한 파티의 그늘도 아니다. 그저 건강하고 밝아서 좋다.

형형색색의 그 놀이는 이효리의 ‘유고걸’ 같기도 하고 위대한 개츠비의 수영장 파티 같기도 하다. 마치 미국 부촌을 배경으로 한 하이틴 영화를 바라보는 간질간질한 동경심. 나 혼자 산다의 멤버 노홍철과 전현무가 씨스타와 어울려 놀기도 하고, 김보성 또한 이 더위에 정장을 입고 색소폰을 불며 등장해 의리를 과시했다.

이런 씨스타의 밝고 명랑함은 최근의 국민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보여 또한 위로가 된다. 나라 안팎으로 우울하고 심란한 사건 사고들로 무성한 이 시기에 단 몇 분간이라도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씨스타 특유의 멜로디가 고맙기 그지없다. 어쩌면 그게 바로 아이돌이 아티스트를 뛰어넘을 수 있는 그들만의 무기가 아닐까. 물론 터치 마이 바디가 어마어마한 작품성을 가진 세기의 사운드는 아닐지라도.

언젠가 한 파파라치 전문 매체가 찍은 씨스타의 사진. 파파라치를 발견하고 오! 하는 얼굴이 되더니 되레 밝게 웃으며 손을 짤짤짤 흔들어대는 그녀들. 그 천진난만한 건강미에 나도 따라서 방긋 웃고야 말았었다. 씨스타의 신곡 터치 마이 바디는 그런 곡이다. 세상 근심 걱정을 다 잊고 따라 웃을 수 있는. 적어도 3분 26초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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