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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의 ‘권은희 비판’, 무리하거나 혹은 해괴하거나논란에 단정적 해석 남발…권은희 맹공의 정치적 목적은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7.21 12:00

18일 금요일 <뉴스타파>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전략공천한 권은희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 의혹을 보도한 이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권은희 후보 측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권은희 후보의 남편이 유령회사를 차려 수십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했다고 맹공하고 있다.

21일 조간신문들은 해당 사안에 대한 양측의 공방을 보도했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1면에 기사를 냈다. 보수언론인 ‘조중동’은 사설까지 할애해 비판했는데, 평소의 논리와는 사뭇 다른 점이 많았다.
 
조선일보, '청문회 기준'이 과도하다고 말할 때는 언제고...
 
<조선일보>는 <'正義의 딸' 권은희 후보, 재산 은폐 어디까지 사실인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인사청문회에서 권 후보와 똑같은 의혹이 제기된 공직 후보자들에 대해 매번 사퇴를 요구했다. 이런 기준은 자신들이 공천한 후보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이번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당 차원에서도 명백히 답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21일자 조선일보 4면 기사
 
하지만 권은희 후보의 해당 사안이 “똑같은 의혹이 제기된 공직 후보자들에 대해 매번 사퇴를 요구했다”라고 평가할만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일단 재산신고의 방식 자체는 적법한 것으로 알려져있고, 설령 탈세의 의혹이 있더라도 아직까지는 의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재산을 달리 신고할 방법이 없었다는 점에서 ‘재산 축소신고’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남편이 부동산 임대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와, 아마도 절세를 위해 법인을 설립했을 거란 지점의 도덕적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안이 공직후보자에 대해 제기되었다면 어찌 반응했을까. 설령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퇴를 요구했다 하더라도, 그 기준이 과도하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적어도 청문회를 거치면서 당사자의 해명과 함께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했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특정 공직후보자의 사퇴에 동의할 때조차도 현행 청문회의 방식음 심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던 이들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준’으로 권은희 후보를 평가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권은희 후보의 해당 의혹이 박근혜 정부의 공직후보자들에게 쏟아진 의혹과 ‘동급’이라고 슬쩍 포장하는 ‘기술’도 놀랍다.
 
중앙일보, 법원 판결의 의미를 해괴하게 해석하다
 
<중앙일보>는 <권은희 후보의 수십억대 재산 누락 의혹>란 제목의 사설에서 “재산신고 제도의 정신을 고려하면 권 후보는 신고와 별도로 정확한 내역을 공개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기준이 다소 높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할 수는 있는 비판이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이어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권 후보가 폭로한 사건에서 1심·2심 법원은 ‘김용판 무죄’를 선고했다. 권 후보와 새정치연합은 이 판결을 부정했다. 재산신고는 ‘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에 따른 판결’은 왜 부정하는가. 자신에게 유리하면 법이고 불리하면 법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는 다소 무리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 법원의 판결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에 외압을 가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지, 실체적 진실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21일자 중앙일보 7면 기사
 
가령 어떤 이가 법적 증거로 입증되지 않는 어떤 범죄가 실체적으로 존재했다고 믿는다고 해서, 그가 법적 권위를 매도하거나 부정하는 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평범한 진실을 부정한다면,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보수주의자들은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씨가 여전히 간첩이라고 믿는 것만으로 '법적 권위를 무시하는 폭도'가 될 것이다. 결국 <중앙일보> 사설은 권은희 후보의 의혹을 근거로, 그간의 행적의 의미마저 모조리 부정하려는 과도한 의욕에서 나온 무리한 논법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동아일보, 정치적 효과를 만들어내려는 끈덕진 노력
 
<동아일보>의 경우 <권은희 부동산 축소 신고에 안철수는 왜 침묵하나>란 제목의 사설로 애먼 안철수 공동대표까지 끌어들였다. <동아일보>는 “안철수 김한길 대표야말로 권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어물쩍 넘기려 하지 말고 잘못된 공천에 대해서는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 21일자 동아일보 6면 기사
 
<동아일보>에게야 이 공천이 ‘잘못된 공천’임이 명백하겠으나, 안철수 김한길 대표는 그리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납득을 구하지 못해 선거에서 패배하는 것과 사과를 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권은희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의 실체적 진실이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야당 대표에게 ‘사과’를 주문하는 것은 해당 사안의 정치적 효과를 야권 전체로 확산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실체적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조중동’ 사설의 비판이 지나치게 정략적 잣대에 근거해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하루 이틀의 일도 아니지만, 이들의 주장의 근거는 어떤 종류의 원칙이 아니라 자신이 미는 정치세력의 유불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오늘의 사설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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