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을 맞은 북미 박스 오피스는 의외로 조용한 주말 연휴를 보냈습니다. 원인이 무엇일지 궁금할 정도로 각 영화의 흥행이 부진했습니다. 일단 <트랜스포머 4>는 당연히 2주 연속으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연휴를 보낸 영화라고 하기에는 수입이 낮습니다. <트랜스포머 4>는 지난주 대비하여 약 -64% 하락하면서 3,640만 불을 더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를 비롯해서 금주 북미 박스 오피스는 독립기념일 주간으로는 1999년 이래로 전체 수입이 가장 낮은 기록을 세우고 말았습니다. 이대로라면 더 나아가 최저의 수입을 남길 여름 시즌이 될 수도 있을 전망입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트랜스포머 4>가 실망스러운 것만으로 이런 성적을 기록한 것 같진 않은데 말입니다.

역대 시리즈와의 비교에서 <트랜스포머 4>는 최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봉 2주차의 주말수입, 개봉 2주차까지의 총 수입, 하락율, 극장당 평균 등에서 꼴찌입니다. 특히 총수입에서는 유일하게 2억 불을 돌파하지 못했고, 최종수입에서도 3억 불은 쉽지 않겠습니다. 이러쿵저러쿵 해도 여전히 높은 수입인 건 틀림없지만 확실히 예전 같지는 않네요.

반면 해외에서의 수입은 폭발하고 있습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다시피 중국 덕분입니다. 중국에서 <트랜스포머 4>는 금주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의 수입보다 더 많은 5천만 불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으로 <트랜스포머 4>는 개봉 2주차까지의 총수입에서도 2억 1천만 불 이상을 벌어들여 북미를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며칠 내로 <아바타>를 꺾고 역대 최고의 영화로 올라서게 될 예정입니다. 이제 북미는 무조건 중국을 목표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설국열차>는 상영관을 250개로 늘리면서 열 계단을 상승한 16위에 올랐습니다. 현재까지의 수입은 약 150만 불입니다.

<Tammy>

<트랜스포머 4>가 휩쓰는 중에 또 하나의 코미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태미>의 주인공인 태미는 고물차를 모는 데다가 직장에서 짤리기까지 한 자신을 추스르려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거기에서 안정을 찾기는커녕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하자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면서 탈출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태미는 돈도 없고 차도 없는 처량한 신세, 유일한 대안으로 돈과 차를 가진 자신의 할머니와 동행하는 것으로 자동차 여행을 떠납니다. 짐이 될 것이라고 여겼던 할머니는 좀 다른 의미에서 태미를 괴롭히기 시작하고, 이 여행은 예상했던 것에서 벗어난 엄청난 사태로 이어집니다.

▲ 와우, 코미디 영환데 관객 평가마저 이렇다는 건...​
<Earth to Echo>​

페이크 다큐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군요. 제목만 봐서는 무슨 환경영화인 것만 같았던 <어스 투 에코>는 <E.T.>의 21세기 페이크 다큐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속에서 착하고 조용하게 살아온 한 무리의 아이들은 어떤 메시지를 받고 그 안에서 지도를 발견합니다. 함께 길을 나서 찾아간 장소에 다다르자 이들은 우주에서 온 '에코'를 발견합니다. 에코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아이들은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누군가가 뒤를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 역시 E.T.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Deliver Us from Evil>​

드디어 공포영화가 찾아왔군요. <딜리버 어스 프롬 이블>은 일전에 에릭 바나의 신작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소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뉴욕의 경찰인 랄프는 도시를 공포에 떨게 하는 일련의 사건을 엑소시스트를 실행하는 신부와 함께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고편을 보니 에릭 바나가 <딜리버 어스 프롬 이블>에서 연기한 랄프는 종교에 냉소적인 인물이고, 그것 때문에 더욱 더 악마와 관련한 일에 휩싸이게 되는 모양입니다. 영화는 실존인물인 랄프가 겪었던 일을 쓴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감독인 스콧 데릭슨은 <살인소설>과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를 연출했으며, 마블이 준비하고 있는 야심작인 <닥터 스트레인지>도 그에게 맡겨졌습니다.​

▲ 썩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관객이 즐기기엔 그럭저럭?​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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