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를 미화하는 이승만 역사 다큐를 KBS에 밀어붙여 많은 논란을 낳았던 강대영 현 KBS시청자위원장(당시 <이승만 다큐 자문위원단> 위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4 방송대상 ‘공로상’을 차지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방송제작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올해로 6년째 ‘방송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방송대상’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민감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방송대상에서 KBS <의궤, 8일간의 축제>가 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 2013년에는 MBC <남극의 눈물>, 2012년에는 EBS <문명과 수학> 등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가 대상 수상작이되면서 논란이 잦아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문제의식을 던진 시사 프로그램은 시상에서 제외되었지만 다른 영역에서 뛰어난 역량이 발휘된 방송 프로그램들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정치적 민감 프로그램 제외됐지만 논란은 크지 않았던 ‘방송대상’
2014년 방송대상 역시 ‘방송 프로그램’ 시상 내역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앞서 이야기했듯 대상은 KBS <의궤, 8일간의 축제>가 선정됐다.
그런데 문제는 ‘특별상’ 부분이다. 2014 방송대상은 강대영 현 KBS시청자위원장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바른방송언어상’에 MBC <우리말 나들이>, KBS 황수경 아나운서, ‘제작역량상’ 한국낚시채널, ‘방송기술상’에는 KBS 방송시설국 송신시설부, ‘방송작가상’에는 김옥영 전 방송작가협회장이 시상했다.
눈에 띄는 인물은 강대영 현 KBS시청자위원장이다. 방통위는 공로상을 수상하게 된 강대영 씨를 선정한 이유로 “다큐멘터리 한국전쟁을 기획 제작하는 등 전쟁다큐멘터리 영역을 개척하고, KBS 역사상 최초로 사내 프로덕션 시스템을 도입,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는 등 40년 동안 방송 발전을 위해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별상’ 강대영, KBS 이승만 다큐 밀어붙인 인물
2011년 KBS는 독재미화 이승만 다큐로 내내 시끄러웠다. 당시 KBS새노조는 이승만 다큐멘터리와 관련해 “뉴라이트 이념 설파와 역사 왜곡으로 흐를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었다. 또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 전부터 독립운동가 후손, 4.19혁명 단체 대표 등 원로 125명은 “KBS 이승만 다큐 전면 중단”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바 있기도 하다. 그리고 KBS 이승만 다큐 기획안을 살펴본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등 “미화로 볼 소지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런 강대영 현 KBS시청자위원장이 2014년 ‘공로상’을 받는 것이 적절한지의 여부는 생각해볼 만한 문제의식을 던진다. 물론, 강 시청자위원장의 한국방송 발전에 기여한 것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국사회는 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역사왜곡과 친일미화 논란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 뉴라이트 출신을 앉혀 6·10 기념식이 둘로 나뉘어 열렸고,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임명된 박효종 전 서울대 교수 또한 뉴라이트 출신으로 5·18을 미화해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또,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 역시 ‘친일사관’ 논란이 컸다. 그런 때, 방통위가 2014 방송대상 특별상에 KBS ‘독재미화’ 논란으로 빠뜨렸던 강대영 위원장을 선정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해당 기사는 7월 2일 수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원 기사는 방통위 방송대상에서 특별상에 선정된 강대영 KBS시청자위원장과 김옥영 전 방송작가협회 전 이사장이 KBS가 구성한 <이승만 다큐 자문위원단>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사실확인 결과, 김옥영 전 이사장은 당시 이승만 다큐에 A+를 준 자문위원단과는 다른 입장을 개진했던 것으로 확인돼, 기사에서 김 전 이사장의 이름을 제외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기사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김 작자님과 <미디어스> 독자에 혼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