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최연혜 사장이 ‘창조적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창조경제 CEO 대상’ 사회책임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후 노동조합을 상대로 사상 최고의 손배가압류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해고 99명 포함 400여 명을 중징계했다. 코레일은 최근 철도안전과 관련 문제제기를 한 직원들을 징계위에 회부했다.

코레일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년 대한민국 창조경제 CEO 대상’ 시상식에서 ‘사회책임경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코레일은 이 상에 대해 “창조적 경영에 힘쓰는 최고경영자를 찾아 격려하고 성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하여, 우리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 최연혜 코레일 사장(사진 가운데)이 26일(목)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년 대한민국 창조경제 CEO대상’ 시상식에서 ‘사회책임경영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코레일)

이 상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동반성장위원회가 공동후원한 상이다.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에 맞춘 상으로 볼 수 있다. 코레일은 최 사장이 올해 초 ‘국민행복 KORAIL’을 새 비전으로 선포했고, 3월 국제철도협력기구에 가입해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교두보를 마련했고, DMZ트레인 개통으로 대륙철도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자화자찬했다.

코레일은 이어 “(최 사장이) 전국 5대 철도관광벨트를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연혜 사장이 수상소감에서 “철도야말로 창조경제의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산업”이라며 “창조경제를 이끄는 선두기관차가 되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행복 코레일을 위해 힘차게 달려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코레일은 전했다.

그러나 최연혜 사장은 지난해 철도노조의 ‘합법’ 파업에 8천 명이 넘는 직원의 직위를 해제하는 등 초강경 대응했다. 최근 각 지역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결정하고 있다. 또한 최연혜 사장은 노동조합을 상대로 16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116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코레일은 파업 직후 404명을 중징계했고, 최근 징계위에 195명을 추가로 회부했다.

최 사장은 파업 최대 쟁점인 ‘분할’ 정책을 강행 중이다. 이를 두고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인 강문대 변호사는 최근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철도분할 정책은 ‘노조에 대한 타격’을 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은 ‘노조 깨기’ 목적의 ‘강제전출’을 단행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전출된 직원이 130여 명 정도”라고 말했다.

코레일과 최연혜 사장이 노동조합과 파업을 대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적폐’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공공연구소 송유나 연구위원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노동조합과 노동자와 대화조차 거부하며 일단 정책을 밀어붙인 뒤 반대하는 노조를 중징계하는 ‘구시대적’ 노동탄압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는데 지난해 철도노조가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송유나 연구위원은 “코레일은 이번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E등급을 받았는데도 최연혜 사장이 대상을 받은 것은 ‘정권에 대한 괴씸죄’로 찍힌 철도노조를 탄압한 주체에 인센티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은 “철도를 위시로 해 공공부문 전반에 국민 여론과 노동자들의 생각을 무시하고 단체협약을 해지, 변경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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