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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노동자들, 생활임금 쟁취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스케치] 공동파업 결의대회…이날도…“방송3사 정신차려라”
권순택 기자 | 승인 2014.05.31 17:19

“우리가 여기 모인 것은 ‘방송3사 정신 차리라’는 확실한 이유가 될 것이다. KBS 노동자들이 싸운다는데, 잘 모르겠다. 그동안 보였던 모습들이 아직은 용서가 안 된다” <박준 문화노동자>

원래도 집회현장에서 좋은 소리 한 번 들은 적 없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더 높아진 비판을 받는 곳이 있으니 바로 ‘언론’이다. 희망연대 소속 케이블방송 3개 지부의 파업결의대회에서 역시 언론에 대한 쓴 소리가 이어졌다. KBS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지만 이날 집회에 모인 노동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했다. ‘공정방송’을 위해 갈 길이 먼 언론 노동자들의 오늘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의 모습ⓒ미디어스
31일 오후2시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지부(정규직)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씨앤앰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비정규직) 등 3개 조합원 1000여명은 청계광장에 모여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이 내건 요구는 '생활임금'과 '다단계하도급 금지' 등의 단순한 것들이었다. 

이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토요근무’를 거부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수당’으로 임금을 보전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그리고 한 달 1~2일 밖에 쉬지 않고 일해야 고작 200여 만 원을 손에 쥐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날 집회의 의미는 다른 때보다 컸다.

“일하는 곳은 다르지만 우리의 사업장은 너무나 유사하다”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 단상에 오른 씨앤앰지부 김진규 지부장은 “일하는 곳은 다르지만 우리 사업장의 노동환경과 노동조건은 너무나도 유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이다.

김진규 지부장은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오직 이윤에만 관심이 있다”며 “특히, ‘매각’이라는 것을 활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노동조건은 너무나도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가 공동투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이번 임금교섭에서 씨앤앰 사측은 비정규직 지부의 임금을 오히려 더 깎자고 요구했고, 정규직노동자들에게는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은 임금을 제안했다”고 토로했다.

   
▲ 31일 오후2시 청계광장에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지부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티브로드지부 등 3개 조합원 1000여명이 모여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를 개최했다ⓒ미디어스
김진규 지부장은 “씨앤앰 사측이 다시 한 번 우리의 투쟁력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공동파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씨앤앰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김영수 지부장 역시 “오늘은 전쟁선포식”이라며 파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김영수 지부장은 “노조를 만든 이후, 씨앤앰 원청을 상대로 재하도급 금지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4대보험도 적용받게 됐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4대 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어 이를 개선할 것이다. 그런데 씨앤앰 원청은 다시 재하도급 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그게 여기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고 씁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같이 파업에 돌입하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이영진 부지부장은 “지난해 9월 39일동안 파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태광은 ‘너희는 우리의 교섭대상이 아니다’라고 발뺌했다”며 “그래서 태광본사 9층을 기습 점거했고, 그로 인해 조그마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팠다. 회사에서는 어용노조를 만들거나 폐업신청을 하는 등 노동조합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동파업 결의대회에는 IPTV LGU+ 이정훈 부지부장이 연대하기도 했다. 씨앤앰과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이후, 힘을 얻어 최근에서야 노동조합을 설립한 곳이다. 그는 이날 “노조를 결성한 이후, 회사는 저를 비롯해 조합원들에게 일을 주지 않는 등 탄압하고 있지만 끝까지 싸워서 이길 것”이라며 “앞서서 잘 싸워달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보탰다.

“시신탈취되는데, 방송3사 카메라는 하나도 오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서는 삼성본관 앞에서 농성중인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노동자들도 연대해 자리했다. 박성주 부지회장은 “어쩌면 이렇게 우리와 똑같은 상황일 수 있느냐”면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싸움을 응원했다.

   
▲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의 모습ⓒ미디어스
박성주 부지회장은 “열심히 일했는데에도 내 통장엔 빚밖에 없다”며 “살아보려고 노조를 시작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삼성자본을 상대로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벌써 3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었다”고 덧붙였다.

박성주 부지부장은 이날 언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6일 염호석 동지가 삼성에 의해 또 죽임을 당했다. 노조를 한다는 이유로 일감을 안 줬고, 한 달 월급은 41만원이 고작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유서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승리하는 날 유골을 뿌려달라고 당부했지만 장례식장에서 경찰병력 300명이 쳐들어와 시신을 탈취했다. 그러나 자본이 지배하는 이 나라의 방송3사 카메라는 하나도 오지 않았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박성주 부지부장은 이어, “삼성의 만행과 경찰의 만행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며 “유골이라도 달라는 모친에게 폭력을 가하고 캡사이신을 뿌렸다. 모친은 자식의 유골이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염호석 동지는 살아서 자본에 의해 노예취급을 받았던 그가 죽어서도 물건 취급 받는 상황”이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이종탁 공동위원장은 “삼성전자 서비스노동자들과 케이블 방송 노동자들을 많이 닮았다”며 “개통, 설치, AS, 수리 이런 일들을 한다. 또, 옷은 삼성·티브로드·쌔앤앰 옷 입고 다니지만 자신네들의 직원은 아니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종탁 공동위원장은 “사업주들은 다 돈이 없다고 한다”며 “그래서 원청의 자료를 뒤져봤다. 그랬더니 씨앤앰은 영업이익이 1800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이 500억 원이었다. 티브로드 또한 2013년 쓰고 남은 이익잉여금이 2000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 돈은 누구의 돈인가. 바로 노동자들이 일해서 얻은 이익이다. 우리의 임금이어야만 한다”고 말하며 파업을 독려했다.

희망연대 소속 케이블방송 3개 지부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의 모습ⓒ미디어스
   
▲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의 모습ⓒ미디어스
   
▲ 2014년 임단협 투쟁승리와 케이블방송 공공성 쟁취를 위한 총파업결의대회의 모습ⓒ미디어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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