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연예인이 만나서 가상의 결혼 생활을 한다. 이 단순한 컨셉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이제 7년이 됐다. 이 가짜 결혼 생활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가짜가 가짜를 넘어 진짜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개미커플이라고 불렸던 서인영, 크라운제이 커플이나, 조권과 가인 커플, 엄청난 웃음 폭탄을 안겨줬던 광희, 한선화 커플 등 가짜이지만 진짜 같았던 커플들이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한 장본인들이다. 시청자는 이 가짜 결혼에서 진짜 같은 설렘을 바라고 있다.
홍진영의 '왜 나왔어요?'라는 물음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시청자들이 바탕에 깔고 있는 인식, 즉 출연자들은 '비즈니스'를 위해 나왔고, 시나리오에 맞게 충실히 연기하는 것'을 해체했다. 남궁민은 그 질문에 '연애 반, 예능 출연 반'이라 대답했고, 이 대답을 통해 시청자들은 적어도 이 방송의 출연자가 '비즈니스'로만 프로그램을 대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할 수 있게 됐다. 홍진영도 '결혼'을 위해 출연했다고 말하고, 또한 기획사에다 진짜로 연애할 거란 이야기를 했다고 밝히면서, 적어도 이 두 커플의 관계가 오직 '비즈니스'로만 이뤄지지 않음을 시청자에게 어필했다. 갑자기 가상이 실제성을 띄게 된 것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