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석준 아나운서를 포함한 12명의 KBS 아나운서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2명 가운데 10명의 아나운서는 기존 노조인 KBS노동조합을 탈퇴한 뒤 KBS본부에 가입했으며, 2명의 아나운서는 무노조 상태에서 가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가 17일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한석준 아나운서를 포함한 아나운서 12명은 지난 2월28일 KBS본부에 가입서를 제출했다.

▲ 한석준 아나운서 (KBS)
한석준 아나운서 “새 노조 파업 있었기에 공정보도 장치 마련”

한석준 아나운서는 KBS본부에 가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결정적인 계기라고 하면 파업과 관련해서 노조의 지침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고 따르기 싫어서 탈퇴하고 무노조 상태로 있었다”면서도 “무노조를 유지하면서 느낀 건, 그래도 회사에 노조가 있긴 있어야겠구나, 노조 돌아가는 걸 보니 KBS본부가 믿을만했고, 일처리 하는 것도 합리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12년 KBS본부의 파업을 언급하며 “신선했다. 1000여 명이 넘는 노조원이 그렇게 한 마음이 돼서 파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파업 과정을 보면서 내 친구 동료를 포함한 다른 노조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올라왔고, 그 파업이 있었기에 그나마 우리 회사에 최소한의 공정보도를 위한 장치가 마련된 것이 아닐까. 정말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나로서는 그 때의 상황이 지금의 새 노조 가입에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S 아나운서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 노조인 KBS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부담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낌, 어느 노조건 가입하는 것 자체를 두고 불이익을 예상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가입여부는 어디까지나 자유의사에 따라야하고, 탈퇴를막는 조직은 건달 밖에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KBS본부를 향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나도 그렇지만 후배들 선택이 어려웠을 거다. 그 선택이 후회되는 일이 없도록 많이 애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KBS본부는 출범 이후 노조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S본부는 지난 2010년 800명으로 시작했으나 2010년 29일 파업, 2012년 95일 파업을 거쳐 오히려 노조원이 꾸준히 늘었고 2012년 11월15일 1,200번째 노조원이 가입했다. 특히 올 해 들어서만 33명의 노조원이 새로 가입했다.

KBS본부는 신규 노조원들이 본부 노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부분 기존 노동조합인 KBS노동조합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BS본부는 “2013년 말 KBS노조가 이른바 교섭대표노조를 자임하면서, 임금인상을 위해 파업까지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2.8% 인상)에도 못 미치는 1.18% 인상안에 합의 하고 말았다. 여기에 그동안 KBS 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복지제도 가운데 하나였던 기존 학자금 지원 제도(대학등록금 의 80% 지원)를 폐지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한마디로 완패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