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가 그 시절 이야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보여줬다면, <방자전>은 그 시절 이야기를 토크쇼 형식으로 보여주는 거다. 그들은 연기를 해서 추억 여행을 도왔고, 우리는 시청자들과 공감하며 살아있는 이야기를 토크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1994>가 냉동회라면, <방자전>은 살아있는 활어가 아닌가 싶다. 살아있는 싱싱한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다.” (주병진)

▲ 근대가요쇼 방자전 (tvN 제공)
<응답하라 1994>로 20~30대 마음을 사로잡았던 tvN이 이번에는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까지 ‘근대가요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뮤직비하인드토크쇼 <근대가요사 방자전>를 통해 40~50대 포섭에 나선다. 주병진, 박미선, 정원관, 변진섭, 김완선, 김태원 등 80년대와 90년대 방송, 가요계를 주름 잡았던 인물들이 총출동하는 <방자전>은 오는 14일 밤 11시20분 첫 방송된다.

<방자전>을 일단 8회를 목표로 방송을 시작한다. 80~90년대 스타들의 히트곡이 아닌 숨어있는 명곡들을 찾아 리메이크해서 듣는 ‘리메이크 위원회’, 그 시절 전설처럼 남아있는 곡 가운데 한 곡을 꼽아 듣는 ‘위대한 노래 VS 불멸의 노래’ 등 코너로 방송이 구성된다. 또, 근대가요사에 걸맞게 당시 가요 뿐 아니라 탤런트, 화제의 인물 등도 다룬다. 이와 함께 김완선, 정원관, 변집섭 등 당시 내로라하는 스타였던 출연자들의 활동 모습도 다시 되짚는다.

<방자전> 출연진인 주병진, 박미선, 정원관, 변진섭, 김완선, 김태원과 담당 프로듀서인 문희현 CJ E&M 외주제작팀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첫 방송을 앞둔 포부와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 등을 밝혔다.

<방자전> 주요 타켓은 40~50대

‘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방자전>이 목표로 하는 주요 시청층은 40~50대다. 8090 당시 방송사 스타들이 그 때 그 시절 방송계 비화와 당시의 핫이슈 등 입담으로 그 당시의 연예계를 되짚는다는 계획이다.

문희현 외주제작팀장은 “<방자전>의 메인 타켓은 정확히 40~50대에 맞춰 들어가지만 20~30대와의 소통과 이해를 높일 수 쪽으로 방점을 두고 있다”며 “꼭 나이든 분들의 이야기로 한정지을 생각은 없고 젊은 시청자들도 유입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방송인 주병진도 “우리 타켓은 40~50대가 맞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프로그램 진행 방법 등이 요즘 트렌드에 맞는 방법으로 구성된다”며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그들과 함께하기 위해 20~30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코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프로그램은 젊은 세대와 나이 먹은 세대가 하나 돼서 교훈도 얻는 훌륭한 프로그램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근대가요쇼 방자전 출연자 주병진, 박미선, 정원관, 변진섭, 김완선, 김태원(tvN 제공)
“<방자전>은 착한 프로그램 … 시청률로 재단하는 방송 환경 바뀌어야”

이날 기자간담회 참석한 출연자들은 <방자전>을 하나같이 ‘착한’ 프로그램이라고 손꼽았다. 여럿이 MC를 보며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이 주를 이루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순수함’이 있다는 데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시청률만을 기준으로 삼아 프로그램을 판단하고, 쉽게 폐지를 결정하는 현재의 방송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주병진은 “프로그램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가치관 자체가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본다. 이는 오로지 시청률에 준해서 ‘프로그램이 재밌다’ (평가되는 등) 이런 가치를 갖고 프로그램 판단하기에 요즘과 같은 진행 방법, 제작 방법이 정착되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며 시청률을 기준으로 방송을 재단하는 현재의 방송 환경을 비판했다.

그는 “요즘은 프로그램 녹화를 하는데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을 5~6시간 걸려 녹화를 해 진을 뺀다”며 “한 마디를 방송에 내보내기 위해 무한 경쟁하고, 남의 말을 끊고 폭로하는 등 격해지는 것 같다. 방송사 프로그램을 판단하는 중역자들의 인식이 바뀌면, PD들이 바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행자가 바뀔 것이고, 이어 국민들의 정서가 바뀔 것”이라고 제언했다.

방송인 박미선도 “옛날에는 1시간짜리 방송 프로그램이 있으면 1시간20분 녹화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5~6시간 녹화를 해야 하더라.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과소비되는 느낌이 든다. 요새 젊은 친구들이랑 해봤는데 (녹화장이) 전쟁터 같다. 진이 빠진다”면서도 <방자전> 녹화는 편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남편이랑 행복했어요 말해도 이런 부분은 방송에 안 나가고 싸운 것만 방송에 나가고 기사가 나가니, 늘 방송에서는 물어뜯어야 하고 그래야 방송에 나가더라”면서 “방송을 보면 누군가를 험담하는 게 유머인 줄 알 거 같은데 그건 아니다. <방자전>은 착한 프로그램이다. 방송 환경도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착하면 방송이 시청률 때문에 금방 없어지더라. 어떻게 보면 이게 슬픈 현실”이라며 씁쓸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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