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이미 개봉한 <레고 무비>가 역시 무난하게 2월 2주차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장난감인 레고를 전적으로 활용하여 제작한 <레고 무비>는 개봉 첫 주말에 약 7천만 불을 벌어들이면서 무난하게 정상에 올랐습니다. 레고 시장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엄청 크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입니다.

기대에 부응한 <레고 무비>는 역대 2월 개봉작 중에서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즉 속편이나 원작이 아닌 창작 애니메이션으로는 <업, 로랙스, 인크레더블> 등과 함께 최정상권에 속할 정도로 흥행에서 성공적입니다. 누구라도 한번쯤은 가지고 놀았을 레고라는 장난감 브랜드의 파워 덕에 성인들도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배트맨이나 슈퍼맨 등의 히어로 캐릭터까지 동원한 것이 제대로 적중했습니다. 다만 예상했던 대로 우리나라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뭐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쉽지 않네요.

<레고 무비>의 흥행은 개봉일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합니다. 보통 메이저 스튜디오는 2월에 가족 영화를 개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비수기에 속하는 기간이라서 개봉시기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례를 깨고 <레고 무비>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려서 개봉일과 영화의 흥행은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객과 평단의 반응까지 두루 굉장히 좋아서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의 성적은 매우 낙관적입니다.

<2위~5위>

곧 국내에서의 개봉도 앞두고 있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은 <레고 무비>에 이어 북미 박스 오피스에 2위로 데뷔했습니다. 비록 1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흥행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은 2천만 불 이상을 올리면서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영화 중에서는 가볍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서는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아주 실망스러운 성적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 캐스팅 때문인지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의 관객은 52%가 여성이었고, 75%가 35세 이상이었습니다. <레고 무비>가 남성 55%에 18세 이상이 59%인 것과는 대조가 됩니다.

3위는 예상을 깨고 3주 연속으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라이드 얼롱>입니다. 개봉 4주차에 이르러서 1천만 불 이하의 수입으로 떨어졌지만, <라이드 얼롱>은 2014년 개봉작 중 최초로 1억 불 이상을 돌파한 영화가 됐습니다.

북미 박스 오피스에 불고 있는 <겨울왕국>의 한파는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네요. 지난주에 말했던 것처럼 개봉 12주차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5위권 내에 머물고 있습니다. 물론 수입은 점차 줄고 있지만 장기전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중입니다.

5위는 아이돌 스타인 잭 에프론이 주연한 코미디 영화 <That Awkward Moment>입니다. 3위로 데뷔했다가 두 계단을 하락했지만 제작비가 워낙 낮았던 덕에 벌써 두 배를 초과하는 수입을 벌었습니다. 이런 것도 알짜배기죠!?

<6위~10위>

중위권 이하는 여전히 좀 심심합니다. 6위는 2013년 개봉작 중 마지막으로 1억 불을 돌파한 <론 서바이버>, 7위는 <레고 무비,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과 함께 신규 개봉한 <뱀파이어 아카데미>입니다. 이 판타지 액션영화는 2,676개의 극장에서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4백만 불을 가까스로 넘기는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한마디로 망했죠. 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비슷한 장르의 <뷰티풀 크리처스>가 7백만 불 이상을 벌었던 것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8위는 국내와 달리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는 쭉 선전하고 있는 <넛잡>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작비는 넘겼습니다. 9위는 개인적으로 용케 제작비의 절반은 넘긴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는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 10위는 국내에서도 개봉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조쉬 브롤린과 케이트 윈슬렛의 <노동절>입니다.

<The Monuments Man>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은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했지만 우리가 기존에 보았던 영화와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라서 호기심을 얻고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2차 대전 중에 독일 나치가 각 국가의 예술품을 약탈하거나 파괴하는 야만적 행위로부터 그것을 되찾으려고 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언뜻 보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이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박물관 관장, 큐레이터, 예술사학자 등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지식을 이용해서 각 예술품을 구해내는 것이 목표지만 전투 경험이 없으니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은 벤 애플렉이 <아르고>로 큰 주목을 받기 이전에 먼저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던 조지 클루니가 연출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올해의 <아르고>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조지 클루니는 직접 출연도 했으며 맷 데이먼, 존 굿맨, 빌 머레이, 케이트 블란쳇도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에 힘을 보탰습니다.

▲ 올해의 <아르고>가 되긴 글렀네요.
<Vampire Acedemy>

우선 위 영상의 스틸에서 여자의 표정이 이상하지만 여러분이 상상하는 건(?) 아니란 점부터 밝힙니다. 매우 아쉽게도 말입니다 ㅋㅋㅋ -_-;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설정만큼은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이를테면 뱀파이어의 호그와트 버전이랄까요? 주인공인 로즈는 뱀파이어입니다. 이건 뭐 당연한 거고, 특이하게도 그녀는 인간의 피나 빨면서 연명하는 뱀파이어가 아니라 일종의 보디가드입니다. 그리고 블레이드의 사촌입니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뱀파이어란 얘기입니다.

<뱀파이어 아카데미>의 세계에는 성향에 따른 두 부류의 뱀파이어가 있습니다. 하나는 평화를 지키면서 인간을 해치지 않고 피를 마시는 '모로이', 다른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아는 살인마에다 잔인한 뱀파이어인 '스트리고이'입니다. 로즈는 세인트 블라디미르 학교에서 모로이 뱀파이어를 지키고 스트리고이 뱀파이어를 죽이는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절친이자 모로이 뱀파이어의 공주인 리사가 살해 위협을 받자 필사적으로 보호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힘이 역부족이라서 위기에 몰리자 블레이드가 짠~ 하고 나타나서 쓱싹쓱싹 칼로 다 썰어버리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물론 이건 농담입니다 ^^; 특이한 설정이라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소설이 원작입니다.

▲ 10대의 지지를 받아서인지 관객과 전문가의 평점이 크게 갈리네요.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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