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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같은 막장 내보내면서 수신료 현실화 운운하나요?[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4.02.10 14:10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014년 신년사에서 "KBS 수신료 현실화 논의는 제대로 된 참 공영방송을 위한 지름길이다. '공영방송'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방송을 의미한다"라며 "광고 비중이 수신료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구조에서는 시청률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질이 하락하고, 광고주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제 5공화국이 들어선 1981년 이후 지금까지 33년 동안 수신료가 동결된 점을 들며 인상이 시급함을 피력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영방송국에 지불하는 수신료 납부 비율이 높은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수신료를 따로 지불하지 않고 전기료에 포함해서 반강제적으로 징수하고 있다.

수신료까지 받지만, KBS가 다른 방송사에 비해 프로그램의 질이 우월하다고 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예능이다. 첫 번째로 지적할 점은 창의성에 승부를 걸기보다는 '모방'에 주력하고 있는 행태를 보였단 점이다. 최근 에일리의 눈물로 화제를 모은 <불후의 명곡>은 MBC <나는 가수다>에 빚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거꾸로 원조는 폐지되어 사라진 프로그램이 되었지만 <불후의 명곡>은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을 따라한 KBS의 예능은 <불후의 명곡>이 다가 아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KBS는 지난 추석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만들어 내보냈다. 그리고 반응이 괜찮게 나오자 KBS는 아예 주말 예능으로 고정시키고 원조인 <아빠 어디가>와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여행을 통해 부성애를 돈독하게 하는 콘셉트라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가정이라는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육아에 초점을 맞춘 콘셉트다. 그런데 추성훈이 딸 추사랑과 함께 떠난 오키나와 여행은 <아빠 어디가>와 대놓고 기시감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모방의 결정판은 <마마도>였다. tvN의 예능 <꽃보다 할배>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KBS는 노년 여배우를 내세운 <마마도>를 출범시켰다. 만일 <마마도>가 독창적인 콘셉트 예능이었다면 왜 하필 <꽃보다 남자>가 성공을 거둔 이후에야 방영했을까. 노인 예능이 성공을 거둘 확률에 반신반의하던 제작진이 tvN의 대성공을 보고 제작하기로 결심한 것일까, 아니면 <꽃보다 할배>를 따라한 프로그램일까.

   
 
KBS의 문제는 예능의 모방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말드라마는 한 주 동안 세상의 풍파에 지친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편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 자극적인 막장 소재는 자녀가 함께 보기에는 지나칠 수 있는 정신적인 유해 화학첨가물이나 다름없기에 주말드라마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세대에게 혼전 임신은 혼수품이라는 말도 있지만, <왕가네 식구들>에선 혼전 임신을 결혼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이용하고 있다. 시아버지 최대세(이병준 분)와 이앙금(김해숙 분)은 며느리와 사위를 쥐 잡듯 괴롭히는 전근대적인 시아버지와 장모로 묘사된다.

이도 모자라 <왕가네 식구들>은 남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납치 자작극을 서슴지 않으며, 며느리 오디션이라는 전근대적인 발상의 소재를 서슴없이 애용한다. 왕광박(이윤지 분)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돈이나 물건에 손을 대기까지 한다.

소재뿐만 아니라 전개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돈이 없다고 그토록 사위를 타박하던 이앙금은 자신이 아플 때 사위가 업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위에 대한 구박을 한순간에 거둬버린다. 구박이 애정으로 바뀌는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싶은 장면이다. 아내 왕호박(이태란 분)의 동의 없이 술김에 벌어진 잠자리는 남편의 일방적인 성폭행에 다름 아니다.

허세달(오만석 분)이 상속녀와 눈이 맞아 조강지처를 헌신짝 쳐다보듯 했던 설정도 모자라  왕수박은 사기꾼과 눈이 맞아 집안을 풍비박산냈다. 허세달과 왕수박의 문제점은 배금주의가 인생 최대의 목표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아내와 남편인 왕호박과 고민중(조성하 분)보다 다른 이성이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홀대하고 이혼까지 한다는 설정은 돈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물질만능주의를 보여준다.

수신료가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시청자에게 피력하기 위해서는 현재 얼마나 양질의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는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예능을 모방하는 데 있어서는 최첨단을 달리면서 동시에 막장드라마로 주말 시청률을 끌어들이는 KBS의 작태가 바뀌지 않는 한, <왕가네 식구들>이 끝나고 나가는 자막 'KBS 수신료 현실화'에 동의할 수 없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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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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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f 2014-02-10 14:44:26

    이딴 막장 기사를 쓰면서 원고료 운운하나요?   삭제

    • 흠. 2014-02-10 14:41:10

      프로그램의 창의성측면에서 비판한 부분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KBS관계자?분들은 수신료인상 (그분들 표현으론 현실화)을 하면 해결한다고 주장을 하니 답답할 뿐이죠. 결국 돈이 많고 적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님을 인식해야 할텐데 말이죠.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사항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작가가 대본을 다 쓰지 않나요? 방송사 소속 pd가 임의대로 작가의 의도를 손쉽게 고칠 수 있는지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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