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주차에 접어든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는 간만에 개봉한 전쟁/액션영화인 <론 서바이버>가 차지했습니다. 전주 대비를 보면 아시겠지만 <론 서바이버>는 지난 연말에 단 두 개의 극장에서 상영했습니다. 대폭 확장한 금주가 사실상 개봉주라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습니다. 2위와의 격차는 무려 두 배 이상이고, 역대 1월에 개봉한 영화로는 <클로버필드>에 이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흥행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비슷한 부류의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입니다. <론 서바이버>는 <허트 로커, 그린 존, 제로 다크 서티>는 물론이고 <블랙 호크 다운>보다 더 많은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관객들 사이에서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서 1억 불을 돌파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2위~5위

2014년 첫 북미 박스 오피스 1위였던 <겨울왕국>은 <론 서바이버>에게 정상을 양보했습니다. 1위와는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나지만 개봉 8주차임에도 약 1,500만 불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드디어 며칠 후면 국내에도 개봉하는군요.

3위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첫 데뷔가 썩 좋진 않았으나 꾸준히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분명 세 시간에 달하는 상영시간이 약점인데도 이 정도의 수입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는 건 좋습니다. 곧 제작비에는 도달하겠네요.

신규 개봉작인 <헤라클레스의 전설>은 실망만 가득 남기고 말았습니다. 고대 신화의 영웅을 재현하고자 7천만 불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개봉 첫 주말의 수입은 9백만 불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켈란 루츠가 원톱으로 나섰으나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대로라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5천만 불도 어렵습니다.

시상식 시즌을 맞아 <아메리칸 허슬>도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처럼 차곡차곡 수입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금주에는 1억 불까지 돌파하면서 제작비의 배 이상을 벌었습니다. 오늘 진행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이 영화의 에이미 아담스가 여우주연상을, 제니퍼 로렌스가 여우조연상을 차지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흥행도 더 탄력을 받겠군요!

6위~10위

6위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입니다. 전편과는 현재 약 6천만 불이 뒤진 상태라서 역전은 힘들 것 같습니다. 아직 중국에서 개봉하지 않았지만 이 또한 약 2억 불의 차이가 나고 있어서 전 세계에서의 수입도 이기긴 어렵겠습니다.

7위는 지난주까지 소규모로 상영하다가 개봉 3주차를 맞아 905개로 확장한 <August:Osage County>입니다. 이 영화도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전보다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흥행이 더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8위는 데뷔와 달리 계속 선전하고 있는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 9위는 단 일주일 만에 무려 일곱 계단을 하락하면서 역시 '약빨'이 다 됐다는 걸 확인하게 한 <파라노말 액티비티: 더 마크드 원스>, 마지막 10위는 <앵커맨 2>입니다.

<Lone Survivor>

<론 서바이버>는 배우 출신으로 <핸콕, 배틀쉽> 등을 연출한 피터 버그의 신작입니다. 이 영화는 2005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로 돌아갔던 작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네 명의 네이비 실 멤버는 '아마드 샤'가 이끌고 있던 반정부군을 괴멸시키려는 '레드 윙'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이들은 정찰과 감시의 임무를 띄고 있었는데, 예기치 못했던 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반정부군의 공격을 받은 끝에 세 명이 사망하고 마커스 러트렐만 유일하게 살아남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네 명을 구하려고 투입됐던 헬리콥터도 격추당하는 바람에 사망자는 몇 배로 더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전체의 의견이라거나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순 없지만 <론 서바이버>는 상당한 수준의 전쟁영화라고 합니다. 북미에서도 격론이 많을 만큼 일단 평작 이상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형에 벌어지는 전투의 묘사가 굉장히 리얼해서 몰입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단연코 극장에서 보는 것이 좋겠네요. <론 서바이버>에는 마크 월버그, 테일러 키취, 에밀 허쉬, 벤 포스터, 에릭 바나 등이 출연했습니다.

▲ 오~ 이 높은 관객 평점!
<The Legend of Hercules>

<헤라클레스의 전설>은 말 그대로 헤라클레스의 전설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어로는 허큘리스라고 하는 헤라클레스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발로 읽은 분이라도 알 수 있는, 신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영웅이자 데미갓의 원조며 은하수의 생성에 크게 공을 세운 전설 속 인물입니다. 거의 뭐 사기 캐릭터 취급을 받고 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질 않습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의 전설>은 아마도 신화에서 다루지 않은 가상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 같습니다. 즉 헤라클레스라는 캐릭터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창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레니 할린이 연출한 <헤라클레스의 전설>서 헤라클레스는 양부이자 왕의 계략에 의해 위기에 빠집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헤라클레스의 연인을 그의 아들이자 헤라클레스의 형과 맺어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에 헤라클레스는 죽음을 무릎 쓰고 싸우면서 자신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고, 연인을 되찾기 위고 평화를 이루고자 운명과 마주합니다.

▲ 이번에도 레니 할린의 부활은 물 건너갔네요...
<August: Osage County>

조지 클루니가 제작자로 참여했고 <E.R, 웨스트 윙> 등의 드라마를 연출 및 제작했던 존 웰스가 연출했으며 샘 셰퍼드,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이완 맥그리거, 베네딕트 컴버배치, 줄리엣 루이스, 크리스 쿠퍼, 더못 멀로니, 아비게일 브레슬린 등이 출연한 영화가 있다면, 심지어 그것이 무려 트레이시 레츠가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동명의 연극을 영화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면, 일단 닥치고 봐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욕구가 샘솟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이 영화를 주목하세요.

이상과 같은 <August: Osage County>는 한 가족이 오랜만에 모두 집에 모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간만에 마주하게 됐으니 기쁠 법도 하지만 이들은 서로 사이가 원만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진 것 때문에 모이게 됐으니 이 집에 흐르는 기운은 무겁고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설상가상 어머니는 암에 걸린 탓에 약에 중독됐고 괴팍한 성격까지 갖고 있어서 일부러 거리를 두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마당에 결국 아버지가 자살했다는 것이 밝혀졌고, 급기야 한데 모여 식사를 하려는 중에 서로가 갖고 있던 온갖 애환과 비밀이 터져나오면서 엉망이 되고 맙니다.

▲ 평점은 기대에 조금 미치지 못하네요.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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