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뉴스 사상 공정성 객관성 가장 대표적 수치스러운 사례”
“뉴스 시청률 높이려고 젊은 여성(김재연) 출연시켰고, 그 결과 공정하지 못한 포맷이 됐다”
“의견진술자에게 기대한 것은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태도였는데 변명으로 일관했다”
“손석희 앵커가 의도를 가지고 편향적으로 유도성 질문을 하는 등 공정치 못했다”

손석희 JTBC <뉴스9>에 대한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이 발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는 19일 TV조선 <뉴스쇼 판>과의 이중잣대 논란으로 관심 높았던 JTBC <뉴스9>(11월 5일자)에 대해 재승인 시 감정대상인 법정제재 중에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관계자 징계 및 경고’(벌점4점) 제재를 의결했다. 이번에도 여권 추천 심의위원들의 다수결에 따른 것으로 몇몇 야당 추천 심위위원들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이날 JTBC <뉴스9>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위반에 더해 권혁부 부위원장(방송심의소위원장)이 문제제기한 제14조(객관성) 위반까지 병합 심의되면서 제재수위는 더 높아졌다. 반면, JTBC <뉴스9>와 이중잣대 논란으로 관심이 높았던 TV조선 <뉴스쇼 판>에 대해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가장 낮은 제재인 ‘의견제시’를 주장해 또 다시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JTBC, “전체적으로 균형 잡고자 노력했다”

▲ 11월 5일자 JTBC 뉴스 캡처

이날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는 JTBC 측에서 ‘의견진술’을 위해 재차 출석했다.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의 ‘공정성 위반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관련기사 : 심의위 "손석희 MC 그렇게 하면…" 훈계)

JTBC 오병상 보도국장은 “5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청구라는 특수했던 사항이었다”며 “JTBC 뉴스 전체적으로 출연한 분들을 따져보면 정부여당 측 인사가 더 많다. 전체적로 균형을 잡고자 노력해왔다. 당일 뉴스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오병상 국장은 지난번 방송심의소위에서 문제가 된 김종철 교수 출연에 대해 “김 교수가 헌법을 전공했고, 헌법재판관도 했고 해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통진당 김재연 의원 출연에 대해서도 “(그동안)통진당의 의견을 들어본 건 전무후무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병합심의가 된 ‘여론조사’ 설문결과 보도가 “왜곡”이라는 정부여당 추천 심위위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오병상 국장은 “(정당해산청구를 한 정부의 조치가)문제없다는 의견이 높다고 강조하는 발언일 수도 있다. 반대와 유보를 다 합해도 41.3%밖에 안된다는(뜻으로)”라고 답변했다.

JTBC는 정부의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청구와 관련해 설문조사 결과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 47.5%, ‘정당의 자유 침해’라는 의견 22%, ‘이석기 등 재판 결과 나온 뒤 판단해야’ 의견이 19.3%, ‘잘 모르겠다’ 11.2% 나왔다.

이와 관련해 손석희 앵커는 “정당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침해한다는 의견과 재판결과가 나온 뒤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합치면 41.3%이고, 이번 조치가 적절하단 의견이 47.5%로 오차범위 내이긴 하나 전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이번 정부조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포트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7일 권혁부 소위원장이 ‘유보’입장을 반대 입장과 묶어 보도했다면서 “왜곡”이라며 객관성 위반을 지적했고, 곧바로 심의위에 관련 민원이 제기돼 오늘 병합심의를 진행하게 됐다.

오병상 보도국장은 “좋은 방송 만들 수 있는 쪽으로 결론 내려달라”며 재차 당부하며 의견진술을 마쳤다.

정부여당 추천 “JTBC, 종합뉴스 사상 가장 수치스러워”

그렇지만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대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권혁부 부위원장은 JTBC 뉴스에 대한 첨삭지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여당 추천 권혁부 부위원장은 JTBC 여론조사와 관련해 “설문 설계가 잘못됐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고 먼저 말문을 열었다. 권 부위원장은 “찬성이 47.5%이고 반대가 22%다. 그런데 앵커는 이석기 재판 결과가 나온 뒤 답하겠다는 19.3%를 합해 ‘오차범위’라고 표현했다”며 “시청자들은 찬반이 오차범위 내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명백한 객관성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이날도 “당일 뉴스의 핵심은 ‘통진당이 뭘 잘못해서 정부가 정당을 해산하려고 했느냐’였다”며 “그런데 뉴스에서 이 부분은 1분27초밖에 하지 않았다. 양적인 공정성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뉴스의 핵심이었던 정부가 어떤 이유로 통진당에 대해 해산을 요구하게 됐는지 법무부 장관 발언은 19초 나온다. 거꾸로 됐어야 했다. 편향적인 제작이었다”면서 각각의 리포트 앵커멘트에 대해 하나하나 지적하고 나왔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손석희 앵커의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이 국무회의 의결 이후 대통령 재가를 거쳐 헌재 접수하기 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앵커멘트와 관련해 “‘속전속결’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손석희 앵커가 박원순 시장에 통진당 정당해산심판에 대해 물어본 것에 대해서는 “물어봐서는 안되는 질문을 했었던 것이고, 만족하는 답변이 안나오자 추가질의까지 했다. 손 앵커의 ‘시간이 남아서 물어본다’고 발언한 것은 트릭”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박만 위원장은 “JTBC는 김종철 교수를 ‘한국헌법학회’ 기획이사라고 마치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 관련)중립적인 헌법학자인 것처럼 출연시켜 정부의 조치를 ‘성급하다’, ‘(정당해산처구를)함부로 제기해선 안 된다’는 등의 비난을 했다. 헌재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사항을 그 사건 자체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만 위원장은 JTBC <뉴스9>의 ‘공정성’과 관련해 “정당해산청구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12분56초 할애한 반면, 정당해산청구가 정당하다는 주장은 19초에 불과해 불공정 정도가 매우 심하다. 또, 인터뷰 대상자도 반대하는 인물만 2명을 출연시켰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객관성’ 관련 JTBC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소개해야하는데 이석기 의원 재판 결과를 보아야한다는 19.3%를 전부 반대여론에 합해서 언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만 위원장은 “정확한 사실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저녁 9시뉴스 시간에 그날 있었던 통진당 해산청구에 대해 의도적으로 비판하기 위해 이와 같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마땅히 JTBC에 대해 ‘관계자징계 및 경고’ 제재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견진술자에게 기대한 것은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태도였는데, 달리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정부여당 추천 엄광석 심위위원 역시 “JTBC <뉴스9>는 통진당 해산에 반대하는 입장만 100% 편집해 일방적으로 다뤘다”면서 “결과적으로 9시뉴스는 시사해설 토론프로그램보다 더 엄격한 최고의 공정성을 담보해야할 프로그램인데 JTBC 뉴스는 종합뉴스 사상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가장 대표적으로 수치스러운 사례”라고 주장했다.

박성희 심의위원은 “그날 김재연 의원이 등산복을 입고 나와 장시간 이야기를 했다. 시청률도 높았던 것으로 안다”며 “뉴스를 제작하는데 지나치게 시청률을 의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JTBC <뉴스9>와 관련해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관계자징계 및 경고’ 5인(박만·권혁부·엄광석·박성희·최찬묵)과 ‘경고’(구종상)라는 중징계 의견을 냈다. 6대3이라는 방통심의위 구성에 따라 JTBC 뉴스는 최종적으로 ‘관계자징계 및 경고’ 제재를 받았다.

야당추천 심의위원들, “TV조선 최희준과 JTBC 손석희 누가 더 공정한가?”

이처럼 JTBC <뉴스9>에 대해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이 중징계로 몰아가자 야당추천 심의위원들은 TV조선 <뉴스쇼 판> ‘정미홍 편’에 대한 심의와의 이중잣대를 문제 삼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장낙인·박경신 심의위원은 반발해 퇴장하기도 했다.

김택곤 상임위원은 TV조선 <뉴스쇼 판>과 관련해 “JTBC뉴스에 김재연 대변인이 나와 이야기한 것과 TV조선에 정미홍 씨가 나온 것은 동일하다”며 “여러분(정부여당 추천심의위원들) TV조선 할 때에는 인터뷰 양에 대해 따지지 않았다. 그런데 JTBC만 문제 삼는 것은 듣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1심판결에서 정미홍 씨가 지자체장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고 벌금형을 내렸지만,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김택곤 상임위원은 또한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은 손석희 앵커의 공정성 노력에 대해 문제 삼았는데 누가 더 중립적이었는지 좀 물어보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상임위원은 “또한 출연자가 사실에 근거해서 이야기했는지도 봐야하는데 정미홍 씨는 팩트에 어긋난 것이 많았다. 그런데 JTBC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장낙인 심의위원 역시 “JTBC 뉴스에서 손석희 진행자는 ‘법무부에서는 통진당 창당과 북한이 연계된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통진당은 RO와의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는 등 공격적으로 질문을 했다”고 지적한 뒤, “TV조선 최희준 앵커는 ‘(정미홍 트위터 글이)뜬금없다’, ‘아 그래요’, ‘종북이야 종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로 뽑힌 분인데’라는 멘트만으로 공정했다고 주장했다. 누가 더 공정한 거냐?”라고 되물었다.

장낙인 위원은 “JTBC 뉴스 징계야 6분(정부여당 추천)뜻대로 되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정미홍 씨 건도 같은 수위로 제재를 했어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여당추천 박성희 심의위원은 이에 “두 건은 다르다. 정미홍 씨는 개인이 나와 유권자 한 사람이 나와 선출직 공무원은 비판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장 의원은 “사실이 안 맞는 것을 나와 종일 떠들어도 개인이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 그것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인가”라고 재반박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박경신 심의위원은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라면서 “방송이 전부 장악된 상태에서 시청자들이 숨통을 튀어주면 시청률이 오를 것 같아서 JTBC가 손석희 앵커를 영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JTBC가 뭔가 균형 잡힌 보도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렇게(중징계) 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한 채 퇴장했다.

이날 JTBC <뉴스9>에 대한 중징계로 이중 잣대 논란이 됐던 TV조선 <뉴스쇼 판> 제재수위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정치심의’, ‘자판기심의’, ‘표적심의’와 관련해 논란이 컸던 방통심의위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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