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가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지난주 1박 2일에 1위를 빼앗겼다 다시 찾아온 것이다. 1박 2일은 13.9%, 진짜사나이는 16.1%의 시청률을 올렸고, 지난주 1박 2일은 15.8%, 진짜사나이는 12.6%를 기록했었다. 1박 2일은 1.9%정도 떨어졌고, 진짜사나이는 3.5%정도 올랐다. 진짜사나이가 보통 17% 정도 나왔으니 이제 복귀되고 있는 것이다. 1박 2일 시즌2가 8%로 마무리 지었으니 1박 2일로선 5% 이상 오른 시청률이다. 진짜사나이가 18%까지 나왔었으니 1박 2일에 시청률을 빼앗긴 것은 분명하다.

왜 진짜사나이는 갑자기 위기에 몰렸을까? 정치적 이슈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가지 정치 상황이 양극화되며 그 양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외수 건이 터진 것이다. 진짜사나이는 해군편에서 이외수를 섭외하여 강연을 했지만 그것이 천안함 사건과 연계되면서 정치와 얽히고 말았다. 예능이 정치에 휘말려서도 안 되지만 정치적 균형을 잡지 못하면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이외수 강연은 통편집되었다. 그러나 그 역시 역풍을 맞으며 정치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정치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 보인다. 힘들게 군생활을 하고 있는 해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NLL을 부각시킨 정치적 선전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진짜사나이에게 큰 위기다. 군대라는 것 자체가 정치적 색안경으로 보면 한 가지 색으로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어떤 것을 해도 진짜사나이는 정치적 선전물로 밖에 비춰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사나이로선 억울할지 모르나 이는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점차 관찰예능의 범위를 넘어가 설정예능의 범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화려한 쇼만 보여주려는 모습이 이런 민감한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순수성을 잃은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진짜사나이는 백골부대 편에서 다시 시청률이 오른 점에 주목해야 한다. 추운 겨울에 고생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군인은 다름 아닌 우리의 친구이고, 아들이고, 동생이다. 특히 같이 입소한 신병을 보면 군기가 바짝 들린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이런 면이 진짜사나이의 진짜 인기 비결이다.

그러나 이번 백골부대에서도 불안한 점은 있다. 최전방. GOP. 결국 GOP에서도 화려한 쇼를 또 보여준다면 정말 매주가 국군의 날 행사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이번 백골부대 편에서는 GOP에 대한 부분을 최대한 자제하고, 내무실과 부대에서 일어나는 일에 포커스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미 군부대에서는 거대한 쇼를 준비했을지 모르지만 정말 그러면 그럴수록 진짜사나이에 대한 반감은 더해갈 것이다.

진짜사나이를 가장 즐겨보는 시청자층은 예비역이다. 눈이 오면 새벽에 일어나서 제설작업을 해야 하고, 축구할 때는 전투적으로 해야 하며, 군화에 물광, 불광 내는 법이 비법처럼 전수되는 곳.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진짜사나이에서 거대한 쇼를 보여주게 되면 부대원들만 죽어나는 거다.

군생활할 때 조금이라도 높은 사람이 오기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그 높은 사람이 지나가는 말로 ‘저 울타리는 이쪽에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라고 하면 그날 바로 울타리를 모두 옮겨야 하는 것이 군대다. 진짜사나이가 그런 웅장한 보여주기식 방송만 한다면 부대원들에게는 민폐사나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시청층인 예비역들 또한 그런 현실을 알기 때문에 진짜사나이의 그런 모습이 곱게 보일 리는 없다.

또한 맨날 최전방에만 가지 말고 고립되어 고생하는 싸이트라든가 후방 쪽에도 다니면서 대한민국 군인들의 삶에 대해 조명해주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지 말고, 일요일 밤의 웃음을 책임지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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