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의 ‘방송 발전 종합계획’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상파 4사(KBS, MBC, SBS, EBS)가 주축이 된 한국방송협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부를 압박했다.

한국방송협회와 한국방송인총연합회는 4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정부 방송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계획안의 재수립”을 요구했다. 이들은 “700MHz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배정하는 지상파 중심의 UHD 정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국민 누구나 무료로 즐겨야 할 UHD방송이 돈을 내고 유료매체에 가입해야만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지상파가 적극적으로 UHD 서비스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주파수를 배정해달라”고 주장했다.

▲ 한국방송협회와 한국방송인총연합회가 4일 오전,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개최한"정부 방송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 (사진=방송협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강원 KBS 미래미디어센터장은 “내일 정부가 발표할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은 미래 미디어 생태계를 발전시킬 방안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차세대 방송인 UHD 방송을 지상파에도 허용해야, 국민들 간 디지털 격차 해소 및 시청자 복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국민을 위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촉구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방송 산업 발전 종합계획안은 균형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방송 정책이 “유료방송 사업자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며, 종합적인 균형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상파를 위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MMS 허용’, ‘중간광고 도입’, ‘수신료 인상’ 등에 대해서는 “방송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이라며 정부의 현행 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지상파 특혜’라고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광고 재원으로 운영되는 민영방송, 가입자 기반으로 운영되는 유료방송의 재원 구축 특성과 방송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직접 수신율’이 현저하게 낮은 상황에서 ‘차세대 방송’만을 이유로 주파수를 할당해 달란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방송 4사 정책 책임자들은 “UHD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아닌 방송 산업의 진화에 따른 보편적 방송 서비스”라며 “UHD 방송을 무료 보편 서비스할 수 있어야 디지털 정보 격차를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지상파 방송의 무료 보편성을 주장하며 중간 광고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무료 방송과 유료 방송이 동일한 광고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유료 방송은 중간 광고를 하고 무료 방송은 중간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지금처럼 지상파를 차별 규제했던 제도들이 유지될 경우 지상파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협회는 기자회견 직후 미래부를 직접 방문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내일 발표 될 “미래부의 최종안을 본 뒤 추가적인 입장과 활동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다수의 지상파 방송 ENG카메라들이 열띤 취재를 벌였다. 지난 2일에는 지상파 3사가 나란히 메인 뉴스에 지상파 방송의 입장을 담은 리포트를 편성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사 이기주의 보도에 너무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들은 “지상파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무료 보편 서비스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방송 산업 자체가 위기에 처해있는 부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다수의 지상파 ENG카메라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 2일에도 나란히 메인 뉴스에 지상파 방송의 입장을 담은 리포트를 편성했던바 있다. ⓒ미디어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