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 활동을 두고 새누리당이 “갑 위의 갑”이라며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홍지만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사회적 약자인 을(乙)을 지키겠다며 출범한 민주당 의원 모임 ‘을지로위원회’가 실제로는 ‘갑(甲) 중의 갑’ 노릇을 하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며 “어떤 근거로 을지로위원회가 이 같은 초법적 권한을 휘두르는 것인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국민적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은 헌법에 의해 엄연히 분리돼 있고,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에 어느 누구도 사법부 권한과 권능을 준적이 없다”면서 “을지로위원회는 삼권분립 원칙을 깡그리 무시하고 사법과 행정의 영역까지 엿장수 마음대로 식”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홍지만 대변인은 “법원 영장도 없이 회사 기밀자료를 요구하고 행정부처도 아니면서 제멋대로 보상이나 시정을 강요했다고 하니 갑 중에서도 슈퍼갑”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특정 기업을 찾아가 계약서 등 서류를 내놓으라고 하고 응하지 않으면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에 불러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면서 “이미 과징금을 부과 받은 업체에 찾아가 추가 보상이나 양보를 요구하거나 소송 중인 기업에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넣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이들의 횡포가 더욱 눈에 띄었다”면서 “을지로위원회의 비위를 건드리면 국정감사장에서 기업에게 불리한 녹취록을 공개해 기업 CEO들이 국감장에 불려가 머리를 조아리도록 하고 을지로위원회의 마음에 들면 증인명단에서조차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지만 대변인은 롯데 임직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회동 이후 국감증인으로 채택됐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제5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 활동에 대해 반발했다. 김성태 의원은 “대기업 횡포를 고발하는 각종 제보를 근거로 마치 암행어사 출두 하듯이 산업 현장을 방문해서 자신들의 요구나 중재안을 관철시키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기업 오너나 CEO들을 줄줄이 국감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압박하는 행태가 지난 국감 기간 내내 이어졌다”면서 “특정 정당의 비상설기구가 사회적 갈등에 직접 개입해서 당사자들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통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칫 인민재판식 단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의원은 “요 며칠 전에도 특정 공기업 현장에 무려 10명의 국회의원이 방문했다”면서 “그 이유로 지금 10일 간 제대로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을 폄하했다.

같은 자리에서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도 “을지로위원회가 그야말로 편 가르기하고, 기업에 군림하고자 하는 그런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 손톱 및 가시뽑기 위원회는 그야말로 현장에서 어렵게 여러 경제활동을 하고 계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열심히 묵묵히 일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활동을 부각시켰다.

안종범 의원은 “국정감사 때 저희들 (손톱 및 가시 뽑기 위원회) 약 20명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질의하고 여러 부처로부터 긍정적 답변과 확실한 약속을 많이 받아냈다”면서 “다음 주 중에 손톱 밑 가시뽑기 특위에 다시 한 번 성과보고회를 통해 약 5-6개 정도의 입법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비난에 대해 민주당은 명예훼손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같은 날 민주당 허영일 부대변인은 새누리당 측의 반발에 대해 “‘을’을 위한 활동으로 국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을지로위원회가 무서운 모양”이라면서 “근거도 없이 비방만을 일삼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평생 ‘갑질’로 국민 위에 군림해온 새누리당으로서는 ‘을’을 위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에 심기가 불편할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고 비꼬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국민의 고단한 삶을 외면하고, ‘갑’만을 위한 정치를 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새누리당에 “수많은 중산층과 서민들이 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에 열광을 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 보기 바란다”면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새누리당의 근거 없는 비방을 ‘칭찬’으로 알아듣고, 더욱 ‘을’을 위해 달려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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