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통해 독도를 자국영토로 가르치도록 함으로써 한-일 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독도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독도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독도는 왜 지켜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시리즈를 시작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과 지도편달을 바란다. <편집자 주>

<독도 지키기(2)>

일본의 독도에 대한 무력 침공 가능성을 따져 보기 위해서는 현재 국제정세 뿐만 아니라 외국 침략의 길을 열기 위한, 일본의 이른바 ‘평화헌법’의 개정 등 일본 내부의 극우보수화 경향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2년 전 수로조사 파문 때 이지스함 동원, 독도 인근서 대규모 무력시위

우선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06년 4월 독도 문제로 떠들썩한 적이 있다.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실시하지 못했던 독도 인근 해역 수로조사라는 카드를 들고 나와 한국 정부가 국제수로기구(IHO)에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 해역의 해저지명 신청이라는 당연한 권리 행사를 연기하도록 만드는데 성공한 적이 있다. 일본이 남의 물건에 트집을 잡아 그 주인이 당연히 행사할 권리를 일시적이지만 포기하게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우리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조용한 독도 외교’ 재검토 발언 등으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고, 파문은 한일 양국 외무차관 회담을 통해 급한 불은 끄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일본 정부의 수로조사를 빙자한 독도 영유권 침탈 계획 발표와 노무현 대통령의 강경 대처 발언을 계기로 한국에서는 금방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전쟁이라도 불사할 것처럼 언론을 포함한 온 나라가 들썩인 반면, 일본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치고 빠지는 식으로, 조용하면서도 철저하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한국 언론, 2년 전 일본의 이지스함 동원한 무력시위 자세히 보도 안해

우리나라 거의 모든 언론들은 독도 해역에 배치된 우리 해양경찰청 소속 5천톤급 경비함과 경비정 18척의 움직임을 도표까지 그려가며 유사시 작전 계획까지 친절하게(?) 일본에 알려주면서도, 이름만 자위대일 뿐, 사실상 세계 2위의 해군력을 갖춘 일본 해상자위대가 수로조사선 출발과 때를 같이 하여 이지스함까지 동원해 동해에서 대규모 (기동)작전을 펼치며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

일본은 지금까지 한번도 독도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바꾼 적이 없는데도 우리는 마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냄비처럼 들끓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우리의 관심은 금세 독도에서 멀어진다.

중국 언론, “두 척 선박과 외교관 몇 명으로 일본 큰 성과”

일본은 이처럼 철저한 준비와 단호하고 일관된 자세로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당시 한일 외무차관 회담 합의 후 일본 언론은 일본측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바로 독도(다케시마)에 대한 ‘분쟁의 일상화’에 성공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3개항 합의와 관련 일본 정부 안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신화사통신과 베이징신보(北京晨報) 등 중국 언론들도 한 목소리로 당시 협상에서 한국이 얻은 것이 전혀 없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경화시보(京華時報)는 “일본은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측량 계획을 다시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이번과 같은 낡은 수법을 다시 써먹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일본은 불과 두 척의 선박과 몇 명의 외교관을 파견해 큰 성과를 얻어냈다”고 우리 정부의 외교 실패를 꼬집었다.

그리고 2년여가 흘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effective control) 강화를위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긴 것이 거의 없다. 그 때만 마치 전쟁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만이었다.

일본, 이지스함 1척으로 '한국 전체 해군 함정의 3분의 2' 파괴 가능

일본은 최첨단 이지스함을 4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은 수십 대의 전투기와 함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세계 최첨단 전투함으로 1척만으로 우리 해군 전체 함정의 3분의 2 가량을 궤멸시킬 수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
이지스함은 이지스(aegis: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제우스를 위하여 만들어 준 방패 모양의 무기) 시스템을 탑재한 함정이다. 이지스 시스템은 대공(對空), 대지(對地), 대함(對艦), 대잠수함(對潛水艦) 능력을 통합한 것으로 핵심은 이지스 레이더라고 불리는 전자주사식 레이더다. 일반적인 기계식 레이더는 360도 회전을 하면서 전파를 방출하고, 목표에서 반사된 전파를 인식해 탐색한다. 반면 이지스 레이더는 전자적으로 전파의 방향을 조절한다. 즉 레이더가 회전할 때 생기는 공백이 없어 실시간으로 목표를 탐색,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지스 시스템의 개발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평양에서 일본 가미가제 특공대에 의해 엄청난 타격을 받은 미군은 이에 대항할 무기체계가 필요했다. 즉 방공을 담당해 항공모함을 지킬 수 있는 전투함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일본은 이미 70여 년 전에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만들었고, 세계대전을 두 번씩이나 일으킨 나라라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

2006년 5월 25일 ‘국방개혁 2020과 한국의 해양안보’라는 주제로 열린 ‘함상토론회’에서는 지금의 대한민국 해군력으로 독도를 포함한 영토주권을 지키는 일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됐다고 한겨레신문은 5월 26일자 신문에서 보도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유사시 함정 4척 단위로 4개 호위대를 순환운용하고 있는 일본과 필적하기 위해서는 기동전단 3개가 필요한데, 한국은 2012년에 가서야 겨우 1개 기동전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한국과 일본의 해군력으로 비추어 볼 때,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한국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적수가 못된다. 일본이 독도를 무력으로 장악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몇 시간도 채 안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본, 100여년 전 러일전쟁 때 '독도의 군사전략적 가치' 십분 활용

독도의 군사전력적 중요성은 어제 오늘 부각된 것이 아니다. 독도는 1904-1905년 러일전쟁을 통해 군사전략상 요충지로 떠오른다. 100여년 전에 일본은 독도의 군사전략적 가치에 눈을 돌려 독도에 망루를 설치하여 러시아의 발틱함대와의 일전을 준비했다고 한다. (참고: 일본은 죽어도 모르는 독도이야기 88, 이예균?김성호 지음)

1905년 5월 27-28일 이틀 동안 일본 연합함대는 러시아 발틱함대와 동해에서 맞붙어 승리함으로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세계적인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당시 무적을 자랑하던 발틱함대 38척 가운데 블라디보스토크로 달아난 것은 겨우 순양함 1척과 구축함 2척 뿐이었다고 한다. 일본 함대가 격침시킨 러시아 군함은 모두 21척이었고, 러시아 수군5천여명이 전사하고 6천여명이 포로가 되었고, 일본 연합함대는 어뢰정 3척을 잃고 사상자가 7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 해전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승을 거두었다고 한다.

당시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 일본의 군신(軍神)으로 추앙받는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1846-1934) 해군 총사령관이었다. 스스로를 이순신 제독의 제자라 칭하며 한산대첩과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전술을 철저하게 연구한 도고 제독이 러시아 발틱함대와의 대회전에서 구사한 전법이 바로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鶴翼陣)’이었다고 한다.

도고 제독은 자신이 이순신 제독과 비교되는 것과 관련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영국의) 넬슨 제독에 비교하는 것은 달게 받을 수 있으나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는 견줄 수 없습니다. 저는 우수한 군함과 용감한 군대, 충분한 군수보급을 받았으나, 이순신 장군은 훨씬 더 나쁜 상황에서 승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신이 어찌 감히 이 제독의 우위에 서겠습니까? 이순신이 장군이라면 나는 하사관에 불과합니다.”

일본, 러일해전 승리일을 해군기념일로 정해

거북선과 학익진을 이용한 전법을 제대로 해독한 일본은 강철군함을 가지고 벌인 세계 최초의 대규모 함대전투이자 20세기 초 세계사의 지각변동을 가져온 러일해전에서 승리한 감격을 간직하기 위해 5월 27일을 일본 해군기념일로 정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도고 제독의 전술을 통해 접하게 된 학익진의 원리를 연구해 독일을 제압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미국이 일본을 분쇄하는데 학익진을 응용했다고 한다. (이상 앞의 책에서 인용 정리)

이상과 같은 역사적 사실에서 비추어 볼 때, 독도와 인근 해역의 경제적 가치는 차치하고, 군사전략적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일본이 유사시 독도를 무력으로 점령할 가능성을 전무하다고 볼 수 있을까?

자신들만 나라를 지키는데 신경을 쓰는 것 마냥, 안보에는 단 0.1%의 방심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늘 주장해 온 조선일보와 한나라당 정권은 독도를 지키는데 있어서 단 0.1%의 무력침공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음은 '일본의 영토정책, 내땅은 내땅 네땅도 내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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