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섭 교수 대신 KBS 이사로 추천된 강성철 부산대 교수에 대해 언론현업·시민단체가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Polifessor, 정치교수)"라며 "정부의 KBS 장악 시나리오가 드러났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2008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에 공천을 희망했으며, 이전에도 선거본부에서 활동한 바 있는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라는 지적이다.

언론연대 "방통위가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켜"

▲ 방송통신위원회 박재문 대변인이 18일 전체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정영은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는 18일 <방송장악 수순, 방통위 KBS 보궐이사 추천에 분노한다> 제하의 성명에서 "KBS를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막아내야 할 방통위가 오히려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방송장악을 배후 조정하고 있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퇴진 투쟁을 넘어 방통위 해체 투쟁,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야할 시기가 앞으로 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언론연대는 "추천된 강성철 교수의 경력을 보면 방통위가 왜 이런 억지스런 결정을 내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강 교수는 한나라당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전형적인 폴리페서로서, 방통위는 정치적 독립이 생명인 KBS에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를 이사로 추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태섭 교수, 해임무효 소송 제기한 상황…판결 기다릴 수 없었나"

언론연대는 이어 "2008년 총선 때 강 교수가 부산 금정구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했단 사실이 문화일보(2008년 2월 5일자)에 보도된 바 있다"며 "또 강 교수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선거대책본부에서 정책자문단장을 맡았다. 2006년 지자체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부위원장을 지냈다"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또 "현재 신태섭 이사는 법원에 '해임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해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황이고, '해임효력정지가처분신청'은 임시적 처분이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이 남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이를 기다리지 않고 조속히 KBS 보궐이사를 추천한 것은 신 이사의 해임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한나라당과 한몸이다시피 한 정치교수를 KBS 이사로 추천하나"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도 <KBS 보궐이사에 한나라당 '폴리페서' 추천한 방통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강 교수는 올 총선에서 부산 금정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문화일보 2008년 2월 5일자)하고, 지난해 박근혜 선대본에서 정책자문단장을 맡았다. 더 거슬러 2006년 지자체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부위원장으로 활약했다"며 " KBS이사직에 한나라당과 한 몸이다시피한 폴리페서를 추천한 방통위원들은 이명박 정권 맹신주의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정치 입문을 열망하는 해바라기 교수를 전문가라며 KBS 이사로 추천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최시중 위원장과 방통위원들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욕보이지 말라. 언론노조 1만 8천 조합원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언론자유 말살 책동을 총파업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언련 "공영방송 장악 반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정연우·정연구·박석운)은 18일 <'방송장악 정권'의 말로는 '국민 심판'이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방통위, 정치검찰 등을 동원한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KBS장악 시나리오'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KBS를 장악하면 위기를 모면하고 정권을 연장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지만 우리는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정부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신태섭 이사가 동의대에서 해임돼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KBS이사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게 방통위의 주장이지만 신태섭 이사가 동의대로부터 'KBS 이사 사퇴' 압박을 받았고, 이를 거절했기 때문에 부당해임을 당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 신 이사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라며 "그럼에도 방통위는 비공개로 회의를 열고, 긴급 안건으로 신 이사를 사실상 해임한 후 심지어 보궐이사까지 일사천리로 추천했다. 이는 KBS 장악을 위해 치밀한 각본 아래 움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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