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제국 종영 후 새롭게 시작한 수상한 가정부. 그 제목만으로도 수상하다. 내용을 보니 더 수상하다. 박복녀라는 가정부는 로보트처럼 행동하고, 은상철은 불륜을 저질러 아내가 자살했는데도 계속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며 아이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에서 2011년에 방영되었던 가정부 미타가 원작인 드라마이다. 가정부 미타는 일본에서 4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다고 한다.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한국에서 먹히는 것일까? 직장의 신은 15%의 기록을 내었고, 그 원작인 파견의 품격은 2007년에 방영되었으며 20%의 시청률을 올렸다. 여왕의 교실은 8.2%로 막을 내렸고, 원작인 일본 여왕의 교실은 2005년에 방영되었었다.
일본에서는 성공한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김혜수, 고현정의 출연에도 시청률이 낮았던 일본 리메이크 드라마들.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기보다는 일본 작품 그대로 가져왔고, 또한 방영된 지도 꽤 오래된 작품들이 리메이크되었기 때문에 감정선이 잘 안 맞았던 것이 공감대를 얻지 못한 요인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역시 감정선이 한국과는 맞지 않는다. 일본 특유의 과격함과 극단적인 표현과 설정이 거부감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아직까지 시청률은 6.9%로 황금의 제국이 9%대로 끝내 놓은 것을 1,2회 때 8%로 깎이고, 3회 때는 6.9%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 시청률은 황금의 제국 마지막회에서 18.6%, 수상한 가정부 1회 때 19.6%, 2회 때 21.5%로 상승한 굿닥터가 모두 흡수했다고 볼 수 있다.
이대로 한국의 정서 및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본 원작 그대로 내보낸다면 흥미도 떨어지고 공감도 덜할 수밖에 없다. 원작 그대로라면 원작을 보는 것이 나으니 말이다. 누가 누가 연기를 더 잘하나 비교할 것도 아니고 그 안의 메시지까지 똑같다면 2011년의 일본과 2013년의 한국이 똑같다는 전제 하에 내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드 24를 한국 배우들이 한국에서 그대로 따라 만든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그 형식을 따라서 새롭게 만들어낸다면 의학드라마의 발전과 같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을 텐데 그저 일본에서 인기 있는 한류스타 앞세워서 안전장치 마련한 후 그대로 만들어내는 건 아쉬운 점이다.
그 이상적인 캐릭터를 통해 직장에서는 직장의 참뜻을 발견해주고, 학교에서는 교육의 참뜻을 발견해주고, 집안에서는 가정의 참뜻을 발견해준다. 문제는 그런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히어로가 한국의 상황에도 맞고 공감할 수 있냐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접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의 문제가 한국의 문제라고 단정 짓고 출발하기보다는 한국의 문제가 무엇인지 관찰하여 분석하고, 그것에 맞는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어내었다면 보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수상한 가정부는 원작을 따라가지 말아야 시청률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