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가 7%대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마마도’도 시작됐으므로 이제 할배-할매의 전성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미 ‘꽃보다 할배’의 F4는 광고 촬영 등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꽃보다 할배'의 성공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1. 꽃보다 할배! 할배들이 갑이다
자연스러움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어린이와 할배이다. 어린이는 아직 세상에 찌들지 않은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자연스럽다. 또한 할배들은 이미 세상을 다 겪어 봤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즉, 욕심이 없어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어깨에 힘을 뺀 할배들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제격인 것이다.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방송국장이 보고 있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짬밥이다. 정말 그저 추억을 만들며 젊은 시절을 함께해온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진다는 것이 '꽃보다 할배'의 가장 큰 장점이자 성공요인인 것 같다.
2. 꽃보다 PD! 나영석의 역량
'꽃보다 할배'는 나영석 PD와 1박 2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우정 작가가 함께한다. 나영식 PD가 떠난 후 1박 2일이 한 자릿수 시청률이 되고, '꽃보다 할배'가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PD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나영석 PD의 편집이나 연출을 보면 1박 2일 때와 비슷한 점이 많다. 배경음악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나 직접 방송에 나와 깐족거리는 캐릭터를 만들어 출연진과 제작진의 대결구도를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은 나영석PD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처음 나영석 PD가 KBS에서 나와 tvN에 자리를 잡고 유럽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냥 1박 2일 해외편이구나라고 생각했을 뿐 별 다른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출연진을 강호동, 유재석도 아닌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서진으로 꾸렸다는 점이 신의 한 수로 다가왔다. 특히 이서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비밀병기로 '꽃보다 할배'의 꽃이 되어주었다.
이우정 작가 역시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PPL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은 이우정 작가가 유일할 것이다. 지나고 나면 저게 PPL이었구나하고 생각나게 할 정도로 거의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자연스러움, 또한 PPL임을 알게 되어도 속은 느낌보다는 애교스럽게 표현해서 웃고 넘어갈 수 있었다.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길을 인도하는 양치기 같은 느낌의 PD와 작가. '꽃보다 할배'가 존재하게 된 이유이자 강력한 성공요인이라 생각한다.
3. '꽃보다 할배'의 꽃! 이서진
선배를 어려워하는 모습이나 배려하는 모습들, 노예근성까지 모든 것이 꾸밈이 없이 보였다. 또한 할배들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하고 나PD의 깐족거림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예능으로서는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낸 것 같다. 할배들보다 걸그룹을 원했던 이서진의 모습 또한 진정성(?) 있어 보였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리얼리티"에 있다. 욕심이 없이 즐기는 진정성을 원했는데 이제서야 그런 프로그램이 나온 것 같다. 할배들의 연기 인생을 같이 돌아볼 수 있고, 그들이 추억을 쌓는 모습에 황혼에는 나도 저렇게 친구, 동료,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그런 리얼리티가 감동을 주고 재미를 주고 그 안에 푹 빠져들게 만들며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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