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종편 ‘채널A’가 승인장 교부 시 변동된 주주들 중 전주가 누구인지 모르는 109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어떤 회사는 자산총액보다 2배나 많은 돈을 채널A에 출자하거나, 자본잠식 상태에서 투자한 사실도 나타나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는 5일 <종편·보도PP 승인 신청 사업자의 승인심사 1차 검증 결과>를 2차로 공개했다. 이날 검증TF는 “채널A가 너무 무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만큼 채널A의 주주변동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얘기다.

▲ 8월 5일 오후2시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종편·보도PP 검증TF가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검증TF는 종편으로 선정된 법인들의 주주변동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미디어스
채널A는 MBN을 제외한 종편3사 중 가장 많은 주주 변동을 보였다. 채널A는 승인 신청 당시 184개의 법인주주가 3901억7100만원의 출자를 약정 받았다. 그러나 승인장을 교부받을 때 채널A의 79개사(42.63%) 법인주주가 약정을 철회했다. 금액으로는 808억5300만원이다. 이에 채널A는 43개 신규 법인주주로부터 915억700만원의 신규 납입자본금을 끌어들여야만 했다. 이 때 들어온 자본금에 문제가 드러났다. 검증TF는 “채널A의 신규 법인주주들에 대해 그 실체를 검증해야할 사항들이 상당수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채널A가 더 의심스러운 부분은 승인장 교부를 한번 연기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4월 20일 승인장을 교부받았다. 한 달 여유를 얻으면서 새롭게 모집한 투자금에 상당 부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상조 교수는 “수상한 투자금을 다 합하면 500억 원(실제 472억9000만원)에 가깝다”며 “근본을 알 수 없는 돈을 가져왔다면 그에 대해 방통위가 당연히 확인을 했었어야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채널A에 109억 9000만원 투자한 한화생명 위탁자는 누구?

채널A가 사업자로 선정되고 승인장을 교부하는 과정에서 변동된 주주 중 가장 수상하다고 의심받는 부분은 한화생명신탁이다. 채널A에 무려 109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문제는 전주가 누구인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신탁이라는 계약의 법적 성격을 이해해야한다”며 “위탁자(전주)가 신탁사업을 수행하는 금융회사(이번 경우에는 한화생명신탁)에 돈을 맡긴다. 그러면 그 돈에 대한 법적 권리는 한화생명에 넘어간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금융회사가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위탁자가 지정한 대로 운영해야한다. 이것이 신탁 계약의 기본적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 (자료제공:언론연대)
김상조 교수는 “문제는 채널A에 109억 9000만원을 투자한 한화생명의 위탁자인 돈 주인이 확인이 안 된다”면서 “이 부분은 방통위와 한화생명신탁이 밝혀야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증TF는 돈 주인이 밝혀지면 그에 따라서 후속적으로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돈 주인이 채널A와 특수관계자(현재 동아일보사가 29.32% 지분 소유)라면 방송법에 따라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언론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한화생명 위탁자에 대해 “방통위와 한화생명신탁에 위탁자를 바로 공개하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널A에 203억 원 투자한 ‘이앤티’…자산총액은 고작 97억 원?

채널A에 203억 원을 투자한 이앤티라는 회사는 2010년 말 자산총액이 97억8000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채널A는 2010년 12월 31일 종편 사업자로 선정됐고, 2011년 4월 20일 승인장을 교부받았다. 시기로 따지면 자산총액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을 채널A에 출자했다는 말이 된다.

▲ 채널A에 203억 원을 투자한 이앤티의 금감원 자료. 그에 따르면 이앤티의 2010년 말 자산은 97억 원에 불과했다(자료제공:언론연대)
이앤티는 채널A에 203억 원을 투자하면서 지분률 4.98%를 확보했다. 방통위는 5%이상의 주요주주에 대해 변동을 금지한 바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0.02%가 적은 금액을 출자한 것이 아니냐는 게 검증TF의 지적이다. 또, ‘이앤티’라는 회사에 대한 기록이 금감원에 나와 있지 않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김상조 교수는 “이앤티 회사는 무려 203억 원(지분률 4.98%)을 출자했다”며 “5%이상이면 무조건 주요주주다. 그래서 주요주주로 지정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세심히 노력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문제는 이앤티라는 회사가 뭐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라면서 “채널A의 주요주주는 아니지만 엄청난 거액을 투자한 회사가 금감원 감사보고서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근거불명의 회사”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2010년 12월 기준으로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이앤티의 자산총액은 97억 원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런 회사가 4달 후 203억 원을 조달해서 수익성도 보장할 수 없는 채널A 종편에 투자를 한 것이 된다.

채널A에 100억 원 투자한 ‘리앤장실업’, 실체가 없다

더욱 이상한 곳은 채널A에 100억 원을 투자한 ‘리앤장실업’이다.

김상조 교수는 “금감원 전자사이트에서 리앤장실업이라는 곳을 치면 아무 것도 안 나온다”며 “전자공시상 아무 자료가 없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래서 할 수 없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구글에서 하나의 자료가 나오더라”며 “부동산 임대업을 주목적으로 하고 서초구에 있는 회사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김상조 교수는 “그리고 검색을 통해 드러난 ‘리앤장실업’이 채널A에 투자한 곳과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문제”라면서 “‘리앤장실업’은 2010년 11월 초 신설된 회사다. 그런 회사가 신설되자마자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종편에 투자한 것”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 채널A에 60억 원을 투자한 '고월'. 하지만 고월은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이미 자본잠식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제공:언론연대)
채널A에 60억 출자한 ‘고월’…자본잠식 상태에서 어떻게 투자했을까?

검증TF 김상조 교수는 채널A에 60억 원을 투자한 ‘고월’이라는 곳이 가장 수상하다고 지적한다. 이유는 감사원 자료 결과, ‘고월’이라는 곳은 채널A에 투자를 했을 당시 이미 자본잠식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자료에 따르면, ‘고월’은 골프장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상장회사이다. 2009년 9월 굿모닝힐(주)에서 현재의 고월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런데 문제는 2010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를 보면 납입자본금 5억 원인 이 회사는 이미 156.6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2011년 초 60억 원을 채널A에 투자를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삼일회계법인은 ‘고월’과 관련해 “2011년 12월 31일로 종료되는 회계연도에 순손실 8290백만 원이 발생했고 재무제표일 현재로 회사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88197백만 원만큼 많고 회사의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23954백만 원만큼 많다.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라고 제출했다. 또, 2012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서는 “차입금 및 대여금 등을 포함한 자산 및 부채에 대해 확신을 얻기 위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겠다”고 감사 의견을 거부했다. 고월은 2012년 11월 대전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12월 개시결정이 났다.

김상조 교수는 “결론적으로 고월이라는 회사는 돈을 낼 당시 이미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였다”며 “이 회사가 채널A에 60억을 출자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고월’이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라고 한다”며 “미래저축은행이 100억 원을 약정했다가 46억 원만 출자를 하게 됐고 나머지 금액을 고월을 동원해서 내도록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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