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가족여행(혹은 캠핑)이 콘셉트인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아빠표 요리가 매회 등장한다. 전문 요리사가 아닌 아빠들이 만드는 만큼, <아빠! 어디가?>의 음식들은 기존 요리, 여행 프로그램을 화려하게 장식해오던 요리들과 달리 다소 투박하고도 소박한 맛이 살아있다.
6개월가량 이어진 장기여행으로 지금은 아빠들의 요리 실력도 일취월장했으나, 방송 초반만 해도 가사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 아빠들에게 음식을 만드는 미션은 다소 버거워보였다.
이러한 아빠들의 고민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라면, 햄 등 인스턴트식품이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었고, 아빠들의 첫 번째 요리대결에서 시중에 파는 짜장라면과 굵은 면발의 라면이 혼합된 김성주의 '짜파구리'가 아이들이 선정한 최고의 요리로 뽑히기도 했다. 그 후 '짜파구리'를 띄운 일등 공신 윤후는, 아빠 윤민수, 김성수-김민국 부자와 함께 N사의 짜장라면 CF모델이 되었다.
아들의 건강과 비주얼까지 생각한 밥케이크를 만들었지만 아들 윤후에게마저도 '짜파구리'에 외면당한 아픔을 뒤로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화한 윤민수의 요리세계는 일요일 저녁시간대 시청자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문(?)을 안겨준다.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이종혁의 요리 실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계곡 캠핑에서 입수 후 전의를 불태우며 아들 준수와 함께 만든 주먹밥이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이후, 28일 방송에서는 이종혁이 만든 꽃게카레 튀김 '스타크랩푸드'는 윤민수의 타이요리풍(?) '뿌빠뽕가리'와 함께 그날 방송 최고의 주인공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아빠! 어디가?>의 아빠표 요리들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는 이유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친근함'에 있다. 실제로 윤민수의 '카레치킨튀킴'이 방영되자마자 전국의 치킨집이 주문전화로 북새통을 이뤘다는 흐뭇한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아빠! 어디가?>의 음식들은 더위에 지친 시청자들의 입맛까지 살리는 힘이 있다.
뭘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요리'라는 마성의 콘텐츠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아빠! 어디가?>. 그렇게 <아빠! 어디가?>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들이 어우러진 완벽한 가족 예능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연예계와 대중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자합니다.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http://neodol.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