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의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는 진검승부의 순간이 어제였던 것이다. ‘여왕의 교실’이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에 들어갔고, ‘칼과 꽃’이 새롭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왕의 교실’에 비해선 너목들이 처음부터 우위를 선점한 채 갔지만, ‘칼과 꽃’의 새로운 시작은 너목들에게 부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칼과 꽃의 첫 회 시청률은 6.7%, 여왕의 교실은 9%, 너목들은 17.9%를 기록했다.
너목들은 어제 방송에 승부를 걸었다. 순식간에 수많은 스토리를 풀어내면서 1년 후의 기억상실 상황이라는 반전을 보여주며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9회까지의 방송 중 가장 긴장되고 재미있었던 회가 어제 9회였다. 우선 네티즌들의 관찰력이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난주 날짜가 지나가는 부분에서 2012년이라는 부분이 나왔고, 그것을 토대로 회상씬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리고 진짜로 어제 방송에서 회상씬임이 밝혀졌다.
너목들의 8회까지의 내용은 장혜성의 회상이었던 것이다. 민준국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박수하는 장혜성을 보호하기 위해 민준국이 그런 것처럼 장혜성 집에 연막탄을 던지고 자신은 민준국을 죽이러 간다. 그러나 위험을 감지한 장혜성은 박수하의 휴대폰에 설치되어 있는 위치추적 어플리케이션으로 박수하를 찾아내고, 민준국을 죽이려던 찰나에 자신이 대신 칼을 맞게 된다. 민준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박수하를 칼로 찔렀지만 차관우의 등장으로 그 칼을 들고 도망치게 된다.
차관우는 자책감에 국변을 그만두고 박수하는 장혜성을 떠난다. 그리고 어느 날 낚시터에서 민준국의 한쪽 손이 잘린 채 발견되고, 주변에선 박수하의 지문이 묻은 칼이 발견되며 박수하는 지명수배자가 되고 만다. 살인미수혐의로 수배 중이었던 민준국은 살인된 것으로 잠정적 결론이 내려지고, 박수하가 살인자로 지목됐다. 그리고 시골의 한 마을에서 박수하가 발견되는데, 그는 기억을 모두 지운 채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 모든 스토리가 한 회에 나왔다. 반전의 반전 또 반전이 일어나며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이 승부는 결국 17.9%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왕의 교실’도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 고나리의 만행이 드러나며 심하나의 무죄가 밝혀지고, 이에 고나리가 교실에 불을 지르려 하다 안 되니 칼로 선생을 위협한다. 마녀교사인 마여진은 칼을 손으로 잡아내며 고나리를 제압했다. 아이들의 캐릭터가 하나씩 자리잡으며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에 들어간 ‘여왕의 교실’도 시청률이 소폭 올라 9%의 시청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하지만 ‘칼과 꽃’은 최대의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천명이 9.6%로 막을 내렸는데, ‘칼과 꽃’은 6.7%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칼과 꽃’은 대사가 아닌 감정의 긴장감으로 승부를 보려 했다. ‘칼과 꽃’을 보면 거의 5초간 대사가 없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연충과 연개소문은 과묵한 캐릭터이고 특히나 최민수와 엄태웅이 목소리를 잔뜩 깔고 무표정으로 일관하기에 보다가 졸음이 쏟아질 정도였다.
표정으로 감정의 긴장을 강조하려 하였지만 첫 회이기에 어떤 캐릭터이고 어떤 내용인지 전혀 감을 못 잡는 시청자들에게는 고통스런 시간이었을 것이다. 첫 회에서는 보다 스토리를 강조하고 캐릭터의 면면을 보여주어야 몰입도가 높아질 텐데 고구려가 망했다는 장면 이후 다시 과거로 돌아가 연충과 연개소문의 대사 없는 표정 연기만 계속되니 몰입도가 떨어졌다.
어제가 진검승부의 시작이었다면 오늘은 쐐기를 박는 날일 것이다. 너목들의 고공행진이 기대되는 가운데, 수목드라마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칼과 꽃이 좀 더 분발하여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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