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은 매달 오르는 것 같고, 카드를 막아야 하는 날은 하루의 오차도 없이 언제나 찾아온다. 수박을 한 통 사려다가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보곤 슬그머니 다른 과일을 집어든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 백화점에 나가보면 사람들은 여기에 다 모여 있는 것 같고, 고가의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는 모습을 보면 돈이 없는 건 나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대체 옆집은 얼마나 버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 이가 한 둘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았다.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는 17일 공개한 ‘2012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의하면 “서울가구 3가구 중 2가구 정도가 월소득 3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비율은 65.5%,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34.5%로 집계됐다. (자료=서울시)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비율은 65.5%,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34.5%로 집계됐다. 2006년 이후 가구 소득의 증가 경향은 뚜렷했는데, 300만원 이상을 번다는 응답은 전년에 59.7%였지만, 올해는 이보다 5.8% 증가했고 매년 증가 추세임도 확인됐다. 구체적 소득 구간을 보면 2006년 ‘300~400만원’을 벌던 가구는 18.6%였지만 2012년에는 25.3%가 이 정도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500만원 이상을 번다는 가구의 비율도 2006년에는 9.6%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20.1%로 2배 가까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 거주 가구의 50.9%는 부채가 있다고 밝혀, 소득 증가가 그대로 생활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냈다. 서울 거주 가구들의 주된 부채 원인은 ‘주택 문제’였는데 주택 임차 및 구입으로 인한 부채 비율은 무려 60.5%에 달했다. 다만, 2009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부채가구 비율은 2012년 1.7% 감소한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한 반영으로 풀이된다.

한편, 서울 거주 가구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지역은 서남>동남>동북권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5년 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구들에게 '이사 희망지역이 어디냐'고 묻자 서남권이 23.4%, 동남권이 21.3%, 동북권이 19.5%, 서북권 12.2% 도심권 7.2%의 순이었다. 한강이남지역으로의 이사를 희망한다는 이들이 44.7%로 한강 이북 지역(38.9%)보다 높았다.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는 2003년 첫 조사를 실시한 이래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10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9,758명) 및 거주외국인 2,500명, 사업체 5,500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