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이 비자금 의혹 및 탈세 혐의로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CJ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제일제당’이 일간지에 대대적인 광고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중동 등 종편 소유 매체를 중심으로 최근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CJ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국면에서 CJ가 광고를 통해 정부와 언론에 일종의 ‘코드 맞추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까지 제기되고 있다.

CJ 제일제당은 14일자 10대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 문구는 ‘더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백설이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였다. 특히, ‘창조경제’가 붉은 색깔로 굵게 처리됐다. 이 광고는 'CJ리턴십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캠페인성 광고였는데 ’결혼 및 육아 등으로 경력 공백이 2년 이상인 분들을 대상으로 생활문화기업 CJ에서 업무 수행을 통해 본인의 전문성을 다시 한 번 발휘하고 CJ그룹 입사 기회를 얻는 경력 Re-Start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 14일자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실린 CJ제일제당의 광고. '창조경제'가 붉은 글씨로 굵게 들어갔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에 부합하는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광고 문구와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 전 발표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에 부합하는 고용형태인 CJ의 ‘리턴십 프로그램’ 홍보를 두고 언론계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에 지친 CJ가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언론계 관계자는 “CJ 입장에서는 5년 전 사건이 다시 들춰지는 현 상황이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를 트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인식이 있지 않겠느냐”며 “여의도에는 친이계 수사의 중간 과정에서 CJ가 희생됐다는 시각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편에서는 CJ그룹의 비리 문제에 대한 언론의 과잉 보도가 이어진 상황에서 CJ가 언론에게 ‘광고’로 일종의 유화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재현 회장이 연일 언론 지상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광고 영업을 직접 하는 매체의 기자들이 CJ에 노골적으로 “광고를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CJ는 일상적인 광고 집행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CJ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해당 광고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올 해 CJ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여러 가지 광고를 기획했었지만 오히려 그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어 많이 축소한 상황”이라며 “제일제당 광고의 경우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것인데, 리턴십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이를 알릴 필요가 있어 불가피하게 집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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