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위원장 전병헌)가 지난 4월 출범한 이래 계속된 '공전'으로 ‘공전특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18명의 특위위원을 상대로 한 언론노조 설문조사에서 새누리당 소속 대다수 의원이 답변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당론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미루거나,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설문 응답을 거부했다. 언론노조는 불성실한 태도와 관련해 “상식과 도를 넘어섰다”고 비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 이하 언론노조) 산하 ‘국회 방송공정성 특위 모니터단’은 28일 1차 보고서를 발간하고, 18명의 특위위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 5월 16일 언론노조가 국회 앞에서 '국회 방송공정성특위 모니터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1대1로 전담해 모니터하고 정기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미디어스

언론노조는 모니터단 보고서를 통해 새누리당 소속 의원 9명 가운데 단 1명만 제외하고 모두 답변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조해진 간사와 강기윤, 김희정, 홍지만 의원은 “당론이 아직 결정 안됐거나 논의가 더 필요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또 권성동, 김도읍, 이장우, 함진규 의원 등은 해외 출장 및 외부 출장을 이유로 “설문에 응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언론노조는 “새누리당 9명의 위원 중 무려 4명이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며 “공전만 거듭하는 특위를 뒷전으로 미루고 어떻게 한가롭게 해외 출장에 나설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망가진 공영방송의 구성원들과 해직 언론인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당론이 결정 안됐다’며 답변을 거부한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아무 생각도 없이 특위에 들어와 당의 거수기 역할을 자임하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정부조직개편 당시 방송 공정성 우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에 대폭 양보했다. 그러면서 얻어낸 것이 방송공정성특위”라며 “그렇다면 민주당은 특위에 당의 명운을 걸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위원장을 맡았던 전병헌 의원이 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2주일이 다 되어 가는데도 특위 위원장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있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언론노조는 방송공정성특위 정상화를 촉구하며 오는 6월 3일(임시국회 개회일)부터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은 4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 1차회의 모습ⓒ뉴스1

"과반 동조…공영방송 사장·이사 결격사유 강화해야"

설문결과, 민주당 유승희 간사, 김재윤·노웅래·신경민·정청래·최민희·최재천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언론노조가 제안하는 방송 공정성 보장 방안의 찬반을 묻는 설문에 모두 ‘찬성’한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도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 결격 사유 강화, △민영방송 사장 및 이사 선출시 주주·종사자·시청자로 구성된 기구에서 추천, △방송 공정성 제고 위한 관련 법 개정 조항에는 ‘찬성’ 의견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 결격 사유 강화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18명의 특위 위원 중 과반이 동조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언론노조는 “이철우 의원은 민영방송의 사장과 이사를 주주·종사자·시청자로 구성된 대표 기구에서 주주총회에 추천하도록 하는 방식에도 동의했다”며 “공영방송의 사장 및 이사의 결격 사유가 강화되고 민영방송의 사장 및 이사 선출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야 특위 위원 18명 가운데, 원내대표로 선출된 민주당 전병헌 위원장을 제외하고 17명을 대상으로 지난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됐다. 또 설문은 △공영방송 사장 선출시 특별다수제 도입,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 결격 사유 강화, △민영방송 사장 및 이사 선출시 주주·종사자·시청자로 구성된 기구에서 추천, △보도·제작·편성 책임자 임면 동의제, △해직 언론인 즉각 복직, △방송 공정성 제고 위한 관련 법 개정 등의 문항으로 구성됐다.

▲ 언론노조 국회공정방송 특위 설문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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