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이후 ‘안철수 신당’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의 ‘연대설’도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또한 ‘안철수-손학규 연대설’은 “무리한 추리”라면서도 “안철수와 손학규가 생각하는 것이 많이 비슷하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최장집 “민주당보다 진보적 정당 필요…노동문제 중요하다”

▲ 경향신문 28일자 1면 보도.ⓒ경향신문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발언을 통해 미루어 볼 때, 최장집 교수가 그리는 ‘안철수 신당’의 모습은 ‘민주당보다 진보적인 스탠스의 노동 중심 정당’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최 교수는 민주당을 유일한 창구로는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다.

경향신문 28일자 1면 보도에 따르면, 최장집 교수는 지난 25일 수습 노무사 모임 ‘노동자의 벗’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민주당보다는 분명히 진보적인 스탠스를 갖는 정당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며 “그것을 건설하는 데 내가 힘이 된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안철수 신당이 기존 야당이 하지 못했던 것을 하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신당을 통해 (진보라는 가치가) 실제로 존재하는 의미를 갖는 정당을 건설해보는 게 희망”이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최 교수는 “안 의원의 정치조직화든 활동이든 이런 것에서 노동문제가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노동 현안’을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현재 노동운동 상황을 두고 “민주노총의 대표를 선출할 수 없을 정도로 사분오열됐다”며 “노동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부 등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조직화되지 않은 영역이 계속 확산되고 노동조합은 항의집단화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것을 다시 추슬러서 재건하는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다른 여러 형태의 방법을 모색해야 답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새누리당 소장 개혁파들은 독일의 시장경제와 복지정책에 대해 민주당보다도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실상 사회경제적 내용으로 보면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여준 “안철수-손학규, 생각하는 게 비슷…언제든 손잡을 수 있다”

최 교수는 대선 전 손학규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 대선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안철수-손학규 연대설’이 다시금 힘을 얻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뉴스1
그러나 윤여준 전 장관은 28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최장집 교수가 안철수 의원이 만든 연구소 이사장을 맡았기 때문에 손학규 전 대표와 연결된다고 보는 건 무리한 추리”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손학규 전 대표는 민주당 소속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거기에 갔다”며 “그런데 또 탈당한다면서 그렇게 쉽게 처신하겠는가”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손학규 전 대표하고 안철수 의원은 생각하는 것 등이 많이 비슷하다”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손학규 대표가 문재인 후보를 초반에 돕지 않고 선거 막판에 도왔다”는 것이다.

이어 “제가 당 근처에서 일할 때 들어봤더니 민주당 내에서는 이미 그 때 ‘손학규 전 대표의 머릿속에 안철수 의원이 들어있어서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며 “그런 만큼 상당히 여러 가지 생각이 비슷한 게 많으면 언제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손 상임고문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비슷한 정치성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안 의원이 노원병 보선 이후 이수봉 전 민주노총 대변인을, 손 상임고문이 분당을 보선 이후 손낙구 전 민주노총 대변인을 보좌관으로 각각 임명하며 ‘노동 친화적’ 인선을 결행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또한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손 상임고문의 측근인 김부겸·김영춘·정장선 전 의원 등에게 접촉을 시도한 바 있다.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은 대선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손학규의 측근’을 넘어 ‘안철수의 측근’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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