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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중인 뉴스큐레이션에게 필요한 것은 뭐와이어에디터 인터넷 확장판…대안적 뉴스 유통에서 의미 찾아
도형래 기자 | 승인 2013.04.22 10:54

포털 뉴스 서비스의 영향력에 묻히는 읽을거리, 알아야 할 거리를 찾아 전달하는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뉴스큐레이션은 새로운 서비스로 보이지만 언론사 안에는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언론사 편집자들이다. 신문사 편집자는 루 동안 올라온 기사를 수집, 분류하고 중요도에 따라 배치해 왔다. 언론사 내 편집자의 역할과 언론사 밖의 뉴스큐레이터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인터넷 뉴스 유통, 소비 구조에서 뉴스큐레이션은 분명한 의미가 있다. 뉴스큐레이션 서비스 ‘뉴스캐스터’를 운영해온 김대원 씨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털 뉴스 서비스에 의해 주요 이슈가 묻히고 있다”며 “묻힌 이슈, 유야무야 지나간 이슈를 추적하는 게 뉴스캐스트를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 국내의 뉴스 큐레이션 사이트 에디토이, 쿠키, 피키닛, 뉴스캐스터, 뉴스페퍼민트. 대부분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해외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사이트별로 고유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 사이트 홈페이지 캡처)

이러한 설명에도 뉴스큐레이션 한계는 명확해 보인다. 포털의 연성 뉴스나 가십거리의 대중성을 뉴스큐레이션 서비스가 뛰어넘기 어려우며 담보되지 않은 대중성은 재정 문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 소비 구조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가진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는 아직 실험 중이다. 전문가들은 뉴스큐레이션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서비스 모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와이어에디터의 인터넷 확장판

뉴스큐레이션은 인터넷 이전의 와이어에디터(Wire Editor)의 역할과 닮았다. 와이어에디터는 통신사에서 받은 수많은 기사 가운데 쓸 만한 기사를 찾아내고 편집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와이어에디터는 주로 언론사 외신부장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주로 외신부장이 해외 통신사가 텔렉스나 팩스로 보네 주는 자료를 편집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1998년 이후 인터넷이 뉴스 유통구조의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면서 언론사가 옛 통신사의 역할을 하게 됐고, 와이어에디터가 언론사 밖으로 뛰어 나오게 된다. 우리나라 뉴스큐레이터의 시초는 단연 포털 뉴스 서비스의 에디터라 할 수 있다.

초기 포털 뉴스 서비스 에디터는 주로 언론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언론사 가운데서도 경향신문 출신들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경향신문은 97년 우리사주조합이 설립되면서 한화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경향신문은 젊은 신문을 표방하며 진보적인 색채로 논조가 바뀌지만, 반면 신문사 재정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 때문에 경향신문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당시 뉴스 서비스 확대로 전문 인력이 필요했던 포털이 이들을 수용하게 된다.

당시 포털로 자리를 옮겼던 기자출신 한 인사는 “종이(신문)에 있을 때나, 인터넷에 있을 때나 하는 일은 똑같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언론사 내 와이어에디터가 언론사 밖 포털 뉴스서비스 에디터가 됐다는 것이다.

뉴스큐레이션이 집중하는 것은

포털 뉴스서비스의 특성은 다원성, 복잡성, 중립성의 표방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다원성’은 다양한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들이 있고 이들 언론사들이 각각의 다양한 입장을 표방하면서 뉴스 출처의 다원화가 이뤄졌다는 말이다. ‘복잡성’은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수백 개의 언론사들과 이들이 시시때때로 쏟아내는 기사들로 순간순간 이슈가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포털 뉴스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충된 이해관계에서의 중립성 표방’이라 할 수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2007년 포털사의 대선뉴스 유통행태를 분석하며 “포털이 표면적인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우면서 실제 후보자의 검증이 필요한 사안과 일상적인 후보자 동정, 단순한 해프닝, 가십을 같은 수준으로 나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의제와 가십거리가 같은 수준으로 취급하고 주요 의제를 가십거리 사이에 배치하면서 사회적 공론화를 방해했다는 비판이다.

또 가십거리들을 주요 의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나열하거나, 주요 의제들보다 더 비중을 두어 편집하면서 인터넷 뉴스 전반을 연성화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네이버는 당시 언론연대에 보낸 답변서에서 “네이버가 편집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포털이 편집하지 않는 구조가 바로 2009년 2월 도입된 ‘뉴스캐스트’다. 네이버는 메인화면에 구멍을 내, 언론사들에게 분양해 그동안의 비판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했다.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는 이 같은 포털 뉴스서비스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됐다. 뉴스큐레이션 사이트들은 대부분 심층, 배후 그리고 포털이 전달하지 않는 뉴스의 전파를 표방하고 있다. 보다 심층적인 뉴스를 전달하고, 현상의 사건이 아니라 사건의 배후와 분석에 집중한다. 또 포털에서 전달하지 않는 사안, 노동자 파업,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에 집중한다.

뉴스큐레이션의 한계는

대안적인 성격의 뉴스큐레이션 서비스가 전달하는 뉴스 대부분 딱딱하고 무겁다. 여기서 뉴스큐레이션 서비스의 한계가 드러난다. 바로 대중성과 수익구조다.

무거운 주제나, 특정 분야의 주제를 다루면 소위 ‘동네 사람들’로 대표되는 특정 분야 마니아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마니아만으로는 온라인 수익이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뉴스큐레이션이 ‘실험’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수익구조, 한국형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포털 관계자는 뉴스큐레이션에 대해 “충분한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서비스”라면서도 “어렵겠지만 유료서비스, 회원제 운영과 같은 새로운 수익구조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포털사가 뉴스큐레이션과 비슷한 서비스를 수년간 해왔고, 여기에 대다수 이용자들이 적응을 마친 상태”라며 “마니아를 끌어들일 수 있지만 대중적 서비스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틈새시장이 가장 큰 공간이 인터넷이기도 하지만, 규모의 경제가 가장 잘 실현되는 공간도 인터넷”이라며 “다음(Daum)이 온갖 신기한 서비스를 해봐도 네이버를 따라잡을 수 없는 것처럼, 뉴스큐레이션이 일정한 규모 이상 확장되지 않는다면 대중성이나 수익구조를 바라는 것은 요원한 일”이라고 밝혔다.

포털 뉴스 서비스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관심을 두는 뉴스를 간추려 보내주는 서비스는 많다”면서 “뉴스큐레이션이 독자적인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에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언론에서 새로운 콘텐츠, 특별한 콘텐츠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포털 뉴스의 대체재는 지금도 많다”면서 “SNS나 RSS가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뉴스큐레이션 서비스가 독립적인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집단의 관심 영역이 아니라, 대중적인 관심 영역까지 수렴해야 하지만 대중적 관심을 끌만한 부분은 이미 포털에서 장악하고 있어 뉴스큐레이션의 포지션이 어정쩡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인터넷 언론 매체 편집자는 “뉴스큐레이션 서비스가 겉으로는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뜯어보면 포털 뉴스서비스와 형태적으로 다른 게 없어 보인다”며 “운동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면 뉴스 수집과 전파에 있어 구체적인 관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뉴스큐레이션 서비스의 활성화는 포털에 종속된 인터넷 매체 상황에서 충분히 환영할만하다”면서도 “관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포털사와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뉴스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형래 기자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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