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본방사수는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선택됐다. 우선 신하균이 출연한단 것만으로 본방사수의 이유는 충분하다. 내용도 흥미롭다. 정치적 신념이 완전히 다른 두 국회의원의 러브 스토리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방불케 하는 그런 사랑 이야기이다.

신하균이 맡은 김수영은 판사 출신의 엘리트로 보수 진영이 대한국당 소속이다. 이민정이 맡은 노민영은 녹색정의당의 진보 진영이다. 대한국당은 여당이고, 녹생정의당은 달랑 두 명의 의원이 전부이다. 이런 전혀 다른 색깔의 두 진영에서 사랑이 싹튼다. 소화기로 얻어맞고, 룸살롱에서 사고 친 두 남녀가 서로 끌리게 되는 러브스토리.

하지만 시청률은 그렇게 좋지 않다. 현재 5%대의 시청률로 수목드라마 가운데 꼴찌를 달리고 있다. 아이리스2가 끝났으니 다음 주에는 시청률 반등을 노려볼 만하지만 아이리스2 후속으로 이동욱 주연의 ‘천명’이 시작된다. 해피투게더에서 ‘천명’ 팀이 출연하여 이미 사전 홍보도 마친 상태이다. 이동욱은 야간매점 까순이로 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 초반에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지 못한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이제 스토리 전개가 어느 정도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다음 주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왜 이렇게 인기를 못 얻는 것일까? 스토리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는 거의 최상급이고, 재미도 있는데 말이다. 아이리스2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 위협 상황 때문에 인기를 못 얻은 것처럼 내 연애의 모든 것도 정치 이야기라 사람들의 반응이 덜한 것 같다. 만약 대선 이전에 이 드라마가 나왔으면 많은 인기를 얻었을지 모른다. 추적자처럼 말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고 사람들은 정치에 신물이 난 상황이다. 보수와 진보라는 잣대로 갈라놓는 것 자체도 의미 없게 느껴지는 시기인 것이다. 이런 시기에 보수와 진보라는 두 진영으로 나누어 놓고 정치 현실을 풍자하며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만 가중할 뿐이다.

특히 이번 대선으로 인해 세대 간의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가족이 함께 보는 드라마에서 아무리 사랑이야기라도 다시 보수와 진보로 나뉜 정치를 보는 것이 달가울까? 또 다시 언쟁의 시작되고야 말 것이다. 그 언쟁은 변희재와 낸시랭이 벌이고 있는 진흙탕 논쟁처럼 패륜까지 몰고 갈 수 있기에 차라리 안 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정치물이 가장 인기 없을 때, 즉 대선이 끝나고 상처 받은 부위가 아물기 전인 이때에 정치라는 소재를 가지고 나온 것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내 연애의 모든 것’은 현재 수목드라마 가운데 단연 최고의 연기력과 스토리를 가진 재미있는 드라마이다. 정치 풍자나 현실을 반영한 메시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제목과 같이 ‘내 연애의 모든 것’에 포커스를 맞춰 신하균의 연기와 이민정의 미모를 보며 알콩달콩한 러브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현재의 상황을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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