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공개되자마자 뮤직비디오를 보았는데 참신하고 재미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아내의 반응은 별로였다. 인터넷을 보니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재미있었다는 의견과 별로였다는 의견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개구진 모습의 젠틀맨. 말은 젠틀맨이지만 실제로는 젠틀하지 않은 모습, 젠틀맨이 되려면 이런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반면 별로였다는 의견들을 보면 성적인 내용을 너무 많이 다루었다는 것과 강남스타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싸이 젠틀맨을 보면 우선 우리에게 익숙한 브아걸의 아브라카타브라의 안무가 나온다. 가인을 내세워 성적인 코드를 극대화시킨 모습이다. 안무는 이미 국내에서 검증받은 안무(?)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성적인 코드를 강조하고 섹시코드를 코믹으로 바꾸어 1차원적인 웃음을 강조한 뮤직비디오였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의 반응이 다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1차원적이니 남자인 나로선 노골적으로 웃기려는 시도가 참신했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특히 정형돈이 손을 잡아주다가 놓고 나서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에서는 뒤로 넘어질 뻔했다. 의자빼기, 방구 날리기, 애들 공 빼앗아 멀리 차기 등 말이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길거리에 있는 콘을 발로 차버리고, 할아버지들을 비서로 데리고 다니고, 여자 마네킹의 가슴을 쓸어 만지고, 놀이터에서 하하랑 놀고,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런닝머신의 속도를 높여 여자를 넘어뜨리고, 커피 마시는 여자의 컵을 손으로 툭 치고, 배탈 나서 엘리베이터에 탄 유재석을 보고 층마다 다 누르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여자 방구 먹이고, 놀이터에서 애들 공 빼앗아 날려버리고, 선텐하는 여자의 수영복 끈을 풀어버리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의자 빼기 신공까지... 온갖 유치한 초딩 스킬들을 구사한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무한도전의 대한민국평균이하라는 콘셉트를 잘 활용한 것 같다. 이후에는 가인과의 섹시코드가 이어진다.

극과 극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뮤직비디오는 여성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성적이고 1차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해 초등학교 때 추억이 떠오르는 가해자(?) 남성들은 재미있어 하고 피해자였을 여성들로선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보통 SNS상에서 잘 퍼지는 소재가 여성들을 위한 콘텐츠임을 감안하면 젠틀맨보다는 엘레강스우먼이 더 먹혔을지도 모른다.

전 세계 남성들의 지지를 받을 젠틀맨. 젠틀맨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방구를 먹이는 싸이다움에 박수를 보낸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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