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윤민수 아들 윤후는 영락없는 8살 어린이다. '윤후 먹방'이 한동안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을 정도로 탐스러운 식성, 장보기 미션을 하다가 장난감 유혹에 빠져 문방구로 거침없이 뛰어 들어가는 천진난만 모습, 그리고 송종국의 딸 지아를 향한 거침없는 구애(?)는 그 자체만으로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윤후의 매력은 아무거나 잘 먹으며 넉살 좋은 8살 소년의 해맑은 이미지에 그치지 않는다. 유명 가수의 외동아들로 굴곡 없이 자랐을 법한 개구진 아이 윤후는 자기는 물론,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다.
시청자들을 첫눈에 반하게 한 윤후의 통 큰 마음씨는 <아빠 어디가> 첫 회에서부터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시 정말로 좋지 않은 집에 걸려 눈물을 뚝뚝 흘린 김성주 아들 민국이를 위해 형 대신 집을 바꾸어 주겠다는 의젓한 면모를 보인 윤후. 윤후의 제안대로 실행에 옮기진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었다.
민국이,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윤후도 그런 '슬픈 집'에 익숙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윤후는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양보'하는 마음 씀씀이를 보였다.
지난 24일 <아빠 어디가-제주도>편에서도 뛰어난 상상력과 언어 표현으로 아빠와 어른들을 위로하는 윤후의 '만담'은 계속되었다. 전날 윤민수-윤후 부자는 밤늦게까지 윤후가 좋아하는 삶은 계란을 실컷 먹고 노래를 부르다가 늦잠을 자서 뒤늦게 아들 윤후에게 아침상을 차려준 아빠 윤민수는, 어찌된 일인지 반찬으로 나온 미역 줄기를 보며 다소 침울해있었다. 미역줄기는 윤민수의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 좋아하시던 음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윤후는 단순 돌아가신 할아버지 정체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래도 아빠는 혼자가 아니야. 할머니가 낳아주셨잖아" 그리고 윤후는 즉석에서 자신의 머릿속에서 갓 떠올린 창작 동화 한 편을 구연한다.
"옛날에 윤민수라는 아들이 살았어요. 윤삼준 할아버지는 아들을 너무 귀여워했는데 어느 날 병에 걸려서 돌아가시고 말았어요. 그래서 그 아들은 갑자기 누구 생일 파티에 갔는데 민지(후 엄마) 생일파티라고 쓰여 있었어요. 민지는 윤민수를 골랐어요. 둘은 친하게 지내다가 결혼을 했어요. 그래서 엄마는 아기를 낳고 이름을 윤후라고 지었는데, 아빠하고 엄마하고 아기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0년가량 벌어진 일들이 단 몇 초 만에 압축되어 지나가는 속사포 전개였지만, 핵심이 살아있는 아빠 윤민수의 일대기인 셈이다.
거기에다가 '감동'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웃음으로 마무리 짓는 반전 있었던 윤후의 '창작 동화'는 다시 한번 이 세상 이모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아빠 윤민수에게 있어서, 그리고 한 주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TV로 푸는 시청자에게 있어서, 순수하면서도 의젓하고 타인의 울적한 마음까지 '힐링'시키는 무공해 웃음을 선사하는 윤후는 분명 하늘이 내려준 보배다.
윤후 뿐만 아니라 민국이, 준, 준수, 지아 모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엽다.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다섯 아이를 보면서 평소 결혼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 미혼 여성마저도 출산 의욕을 북돋우게 하는 <아빠 어디가>. <아빠 어디가>야말로 결혼, 출산율이 뚝뚝 떨어지는 이 시대 꼭 필요한 시대정신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예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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