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는 21일 전체회의서 MBC <특별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이하 김현희 대담)에 대해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김현희 대담>에 대해 민원인은 김현희 씨가 출연해 ‘일방적인 주장으로 객관적 사실을 오도했다’, ‘(MBC가)테러행위를 미화했다’고 심의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박만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여당 추천 6인은 ‘문제없음’, 야당추천 3인 ‘경고’로 의견이 갈렸다.

▲ 2월 15일 방송된 MBC 특별대담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

정부여당 추천 권혁부 부위원장은 “(김현희가 진짜라는 것은) 종지부를 찍어도 될 만한 팩트”라면서 “MBC가 뒤늦게나마 (2003년) <PD수첩>에 대한 반론차원에서 김 씨를 불러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시청자 입장에서 유익한 정보였다”고 주장했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MBC <김현희 대담>은 반론과 증언이라는 차원에서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여당 추천 박성희 심의위원은 “기록물의 가치에 주목했다. 사건의 당사자 증언이 향후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기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언론의 책무”라며 의견을 같이 했다.

반면 야당추천 장낙인 심의위원은 김현희 씨가 출연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언한 것을 두고 ‘경고’ 의견을 밝혔다.

장낙인 심의위원은 “김현희 씨는 이날 방송에서 2003년 지상파(MBC, KBS, SBS)가 자신을 가짜로 여론몰이 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당시 MBC <PD수첩> 등을 살펴본 결과, 가짜라는 의혹에 대해 다뤘을 뿐 국정원 관계자 발언 등 15차례 김 씨가 진짜라는 주장이 포함됐다. 결코 김 씨가 가짜라는 여론몰이를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장 심의위원은 “방통심의위는 그동안 진행자 뿐 아니라 출연자가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을 때 징계한 사례가 있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제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심의위원은 MBC <김현희의 대담>이 ‘반론권’ 차원에서 정당하다는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경신 심의위원은 “CBS <김미화의 여러분> 선대인·우석훈 편에서 정부의 가축정책 등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만을 보도했다고 해서 ‘주의’를 줬다”며 “CBS는 이후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출연시켜 균형성을 갖췄지만 방통심의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심의위원은 “그런데 김현희 출연에 대해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2003년 <PD수첩>에 대한)반론권을 이야기하며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매우 일관성이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박경신 심의위원은 “(2003년 <PD수첩> 방영 당시는)김현희 사건은 정보를 독점하는 정부에서 그의 실체에 대해 이미 확정을 지은 상태였다”며 “거기에 대해 국민들이 가진 의혹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방송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 김현희 씨 대담은 MBC라는 공영방송에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그 이상도 아니다. 관영방송이나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것이 사회균형을 맞춰 합당하다는 (정부여당 추천위원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에 동조했다.

박만 위원장은 “김현희라는 사람을 데려다 대담을 하면 그 사람의 주장은 뻔하다”며 “그러니까 꼭 이렇게 (편성)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난할 수 있을지언정 우리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밝히며 다수결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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