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011년부터 버마 자원개발 업체 KMDC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병관 후보자는 청문회 제출 자료 및 답변을 통해 주식 거래·보유 사실을 일체 부인했다. 청문회에서 거짓 진술을 한 셈이다.

주주 명부에 등재됐지만 주식 보유 사실 누락

▲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김 후보자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KMDC 비상장 주식 750주를 2011년 5월 주당 4만원선(총액 3000만원)에 본인 명의로 구입했고, 같은 해 후반기 증자 시 450만원 상당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며 “확인 결과 현재는 주식의 가치가 폭락하여 자산가치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자 측은 “청문요청서를 짧은 시간에 작성하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 주식 보유 사실이 누락되었다”며 문제의 주식은 “지인을 통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당시 비상장 회사였던 KMDC의 주식은 일반인이 쉽게 살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당시 배우자와 자녀의 주식 거래 내역을 제출하면서 주식거래가 없다는 근거 자료로 자신의 계좌별 거래 내역을 함께 제출했다.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는 “본인의 주식 거래 내역은 없으며, 주식 보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병관, KMDC와 ‘특별한 관계’?

▲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버마 자원개발 업체의 주식 보유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 김 후보자가 지난 2011년 1월 버마 현지를 방문해 해상광구 탐사 개발권 MOU 체결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뉴스1

이에 더해 김 후보자가 KMDC 기념식에 참석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되었다. 김 후보자가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청문회 과정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제25차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해 “김병관 후보자는 2011년 1월 19일 부터 23일까지 4박 5일 동안 기업인 20여명과 함께 버마 행정수도인 레피도를 방문했다”며, KMDC 이영수 대표가 주관한 버마 해상광구 탐사개발권 MOU 체결 당시의 기념식 사진을 공개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어 “KMDC의 버마 개발권 MOU 체결 행사 참석자가 출국 한 사실을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교묘하게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자료로 제출한 후보자의 10년간 출입국기록 자료를 보면 이 날짜, 즉 버마에 방문한 행선국이 ‘미상’으로 기록되어 있”는 데다가 “법무부에 출입국기록 원본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권력특혜 의혹이 있는 회사와 친분설이 청문회에서 문제가 될 것이 우려됐기 때문에 적극적인 은폐행위를 한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며 “명백한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MDC, 수주 특혜·주가 조작 등 각종 ‘의혹 덩어리’

KMDC는 설립 1년 만인 2011년 1월 버마 해상가스전 탐사개발권을 확보했다. 당시 민주당은 사업권 수주 과정에 당시 정권 실세로 불리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개입되어 있다며 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사건과 유사한 투자자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KMDC는 같은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사업성 논란, 개발권 수주 특혜, 코스닥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시도 등의 의혹을 받기도 했다. 당시 KMDC는 한 코스닥 상장업체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주가가 이상 급등하면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