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수위 기자실 해킹 시도’ 논란이 사실무근으로 결론지어졌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7일 오후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안 당국에서 ‘인수위 기자실이 외부의 해킹 시도에 취약한 만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기자들이 (컴퓨터에)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개인 패스워드도 자주 교체하도록 당부해 줄 것’을 인수위 행정실에 요청했다”며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해킹 시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윤창중 대변인은 “국가보안에 관계된 것이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임종훈 행정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수위 기자실 해킹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스1

이날 동석한 임종훈 인수위 행정실장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인수위 입장에서든 행정실에서든 ‘해킹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정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오전 10시 30분쯤 관련 기사가 (인터넷에) 뜬 것으로 안다”며 “제가 (인수위) 행정실장이면서 대통령취임준비위원이기 때문에 정부서울청사에서 낮 12시 30분까지 (대통령취임준비위) 회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이 컴퓨터 보안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는 전달사항이 ‘북한의 해킹 시도’로 비약된 경위에 대해 임종훈 실장은 “모른다”, “답변 드리기 어렵다”며 설명하지 않았다.

해킹이 실제로 시도되었는지를 묻는 말에 임 실장은 “보안에 대비하는 것은 맞지만, 누군가 해킹을 했는데 그걸 알았다고 발표하는 것도 보안상 적절치 않다”며 명확한 답변을 삼갔다.

해명 브리핑이 오후 늦게 이루어진 터에 석간신문인 문화일보는 졸지에 오보 아닌 오보를 냈다. 문화일보는 17일자 1면을 통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본관의 기자실 인터넷 서버에 북한이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17일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 문화일보 17일 자 1면 보도.ⓒ문화일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인수위원회는 이 문제를 해프닝, 단순실수, 보안철저를 강조하다 생긴 소동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모양이지만 그렇다면 정말 큰일”이라며 “어처구니없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국가망신이다.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오늘 일은 단순 실수나 해프닝이 아닌 인수위원회의 기강문란 사건이고 이명박 인수위의 ‘오륀지’ 사건만큼이나 국민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될 새 정부의 망신사건”이라며 “또한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갖고 있는 극단적 사고방식, 해이한 기강, 최악의 무책임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대형 사고이자 국가적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