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양파같은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동흡 후보자는 지명 초기부터 헌법재판관 근무 시절의 ‘보수 편향’ 판결 사례로 자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계속 까도 끝이 없는 양파껍질처럼 각종 비리·불법 의혹과 도덕성 논란이 더해지면서 소위 보수 언론마저 이동흡 후보자 지명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 조선일보 17일자 사설.ⓒ조선일보

조선일보는 17일자 사설을 통해 정치·이념 성향이 “소장으로서 결정적 흠결이 될 수 없다”면서도 “법률적 견해 차이가 아니라 동료 재판관들의 인간적 신뢰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조선일보는 “만일 이 후보자가 헌재를 이끌어갈 헌재 소장이 아니라 헌재 재판관 후보라면 다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장 후보라면 자격 요건을 좀 더 따질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 중앙일보 17일자 사설.ⓒ중앙일보

중앙일보 또한 이날 사설에서 “이 후보자의 이념적 성향이나 출신 지역을 과도하게 문제 삼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그러나 소장에게는 엄격한 도덕성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성이 반드시 요구된다.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을 최종 정리하는 헌법재판의 ‘얼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그 자리에서만큼은 어물쩍 넘어가려는 자세를 보여선 안 될 것”이라며 “여야 의원들도 정파적 이해를 떠나 이 후보자가 소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철저히 따지길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 동아일보 17일자 2면 보도.ⓒ동아일보

동아일보는 “본인이 부담해야 할 입원비를 부당하게 보험사에 떠넘겼다”, “셋째 딸이 모 대기업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보도하며 민주당의 자진 사퇴 요구를 함께 실었다.

한겨레·경향 또한 1면 보도를 통해 이 후보자의 또 다른 비리 사실을 보도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한겨레 17일자 1면 보도.ⓒ한겨레

한겨레는 이 후보자의 사적인 업무추진비 사용, 부인을 동반한 국외출장, 무이자 학자금대출 등 갖가지 의혹을 들어 “이 후보자가 처음 지명됐을 때에는 지나친 ‘보수 성향’에 대한 우려가 주로 제기됐지만, 공직을 이용해 각종 이득을 챙기는 등 공인으로서 기본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흠결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이 후보자의 ‘사익 추구 성향’이 더 큰 결격 사유”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17일자 1면 보도.ⓒ경향신문

경향신문은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이 후보자가 임명 동의를 받기는 어렵다며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법조계의 의견을 인용했다. 이어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한나라당의 반대로 낙마한 전효숙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장과 조용환 변호사의 사례를 들며, 이 후보자의 부적격 사안이 이들보다 중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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