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동아일보가 검찰이 뉴스버스 이진동 대표 압수수색 영장에 "뉴스버스 전직 기자 A가 기사를 작성하기 전 조우형(대장동 브로커)과 90분가량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을 적시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해당 [단독] 보도를 삭제하고 검찰이 같은 내용의 조우형 씨 진술을 확보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일종의 검찰발 오보를 정정한 것으로 검찰이 영장에 적시하는 것과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에 윗선이 개입됐다는 검찰 수사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일치한다.  

미디어스 확인 결과 기사 작성 전 조우형 씨와 인터뷰했다는 내용은 이진동 대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되지 않았다. 또한 조우형 씨는 뉴스버스 보도 이전에 취재진과 통화하거나 만난 적 없으며 보도 이후에서야 취재에 응했다고 한다. 

동아일보 12월 26일 [단독] 보도 갈무리. 왼쪽의 최초 [단독] 보도는 삭제됐다. (네이버 뉴스)
동아일보 12월 26일 [단독] 보도 갈무리. 왼쪽의 최초 [단독] 보도는 삭제됐다. (네이버 뉴스)

26일 오후 4시 16분 동아일보는 <[단독] "뉴스버스, '尹 수사 무마 의혹' 보도 전 조우형과 90분 인터뷰">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 소제목은 '檢, 이진동 대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다. 

동아일보는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뉴스버스 전직 기자 A가 기사를 작성하기 전 조우형과 90분가량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 씨는 A 씨와의 인터뷰에서 '중수부가 대장동 수사를 하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수사를 봐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밝혔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이 인터뷰는 이 대표 등 뉴스버스 윗선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그럼에도 뉴스버스는 2021년 10월 21일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대장동 대출 관련 비리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하고도 은폐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며 "조 씨와의 인터뷰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개입해 보도를 강행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를 삭제한 뒤 이날 오후 5시 59분경 다시 <[단독]“뉴스버스 기자, ‘尹 수사 무마’ 의혹 보도 전 조우형과 90분 인터뷰”>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검찰이 이진동 대표 영장에 적시했다는 내용이 '조우형 씨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동아일보 12월 26일  기사가 삭제된 모습 
동아일보 12월 26일 최초 [단독] 기사가 삭제된 모습 

뉴스버스가 기사 작성 전 조우형 씨와 90분가량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은 이진동 대표 압수수색 영장에 없었다. 또 조우형 씨가 A 기자 취재에 응한 날짜는 2021년 10월 25일로 보도 나흘 후의 일이다. 조우형 씨는 뉴스버스 취재를 거부하다 보도가 이뤄진 이후에도 취재가 이어지자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조우형 씨는 당시 A 기자에게 '도대체 내 정보(수사 기록)을 어디서 취득했나' '나와 통화한 내용을 기사로 쓰지 말아달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버스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의 핵심 근거는 조우형 씨가 2014년 1월 경기경찰청 수사2계에 출석해 진술한 수사 기록이다. 조우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제가 검찰에서 수사받은 것이 대장동 관련된 부분도 있는데요.(중략)검찰수사결과 저뿐만 아니라 회사, 가족들의 모든 계좌를 압수수색하고 소환되어 조사를 받아 저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과거 검찰이 자신을 '혐의 없음'으로 결론낸 만큼 자신의 결백이 입증됐다는 주장이다.

뉴스버스 2021년 10월 21일 [단독] 대검 중수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비리 ‘은폐’ 기사 갈무리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은 대장동 사업의 '종잣돈'과 연관돼 있다.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 조우형 씨는 2009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1155억 원의 대장동 불법 대출을 알선하고, 그 대가로 10억 3천만 원을 받았다. 조우형 씨는 대검 중수부 수사망을 피했으나 2015년 경찰의 재수사와 수원지검의 기소로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20억 4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뉴스버스는 대장동 개발 초기 사업을 주도한 이강길 씨(전 대장PFV·씨세븐 대표)의 진술을 통해서도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을 보도했다. 뉴스버스는 "검찰이 뉴스타파와 관련한 수사를 시작한 뒤인 올해 9월 8일에도 이강길 씨를 추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검 중수부가 조우형 씨의 수수료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2021년 10월 인터뷰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며 "이때도 이강길 씨는 부인하지 않았고 '대검 중수부에서 (당시)두세 차례 조사를 받았다'고 첨언까지 했다"고 했다. 

뉴스버스는 또 "이강길 씨는 2014년 경기경찰청 조사 때 스스로가 '조우형 씨가 우리현장(대장동)에서도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았는데, 부산저축은행 수수료를 받은 것 때문에 '다른 곳'에서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며 "여기서 '다른 곳'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한 대검 중수부를 지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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