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충형 인재개발원장의 면직 일자를 예비후보자 등록 하루 전인 11일로 소급해 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영방송 KBS가 직원의 총선 출마를 뒷받침한 모양새다. KBS 취업규칙 제7조는 “직원은 정치활동에 참여하거나 정치단체의 구성원이 되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충형 KBS 인재개발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충형 KBS 인재개발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충형 원장은 12일 국민의힘 소속으로 충북 제천·단양 국회의원 예비 후보등록을 마치고 현충탑에 참배했다. 당시 KBS 사내망 ‘코비스’에 이 원장은 ‘휴무’라고 표시됐다. 휴가 중인 상황에서 총선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는 얘기다. 

KBS는 13일 저녁 이충형 원장 면직을 공고했다. 면직 일자는 이 원장의 예비후보자 등록 하루 전인 '11일’이다. 그의 면직예정일은 22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급 면직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지난달 14일 임명된 이 원장은 한 달도 안 돼 총선 출마에 나섰다. 이 원장은 지속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보여와 인사 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원장은 자신의 고향인 충북 제천 길거리에 ‘당신이 희망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으며 충북 단양에도 '가을은 희망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재했다.

13일 저녁 KBS가 공고한 '이충형 인사개발원장 인사' 
13일 저녁 KBS가 공고한 '이충형 인사개발원장 인사' 소식. 발령일자는 11일이다. (사진=독자제공)

그는 지난 7월 ‘희망도시 포럼’이라는 단체의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해당 단체에 제천 출신 정관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충청일보는 "최근 대학 교수, 변호사, 공직자 등이 대거 참여한 ‘희망도시 포럼’을 출범하고 내년 총선 필승을 향한 세 과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원장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출마를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의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는 “이 원장은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직후 발령을 낸 인사인 걸 감안하면, 직을 맡고 한 달이 채 안돼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예비후보 등록 전에 당원 가입부터 해야 하는 만큼, 이 원장의 정당 활동 기간은 훨씬 전부터 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지난 7월부터 이 원장의 정치 활동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주요 보직에 임명한 낙하산 박민 사장과 류삼우 부사장, 주성범 인적자원실장은 이번 인사참사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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