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예상대로 23일 KBS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서기석 이사가 선출됐다. 서 이사장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하는 것이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이사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일 KBS 보궐이사로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21일 황근 선문대 교수를 임명제청했다. 이로써 KBS 이사회는 여야 6대 5로 재편됐다.

23일 개최된 KBS 이사회 (사진=KBS)
23일 개최된 KBS 이사회 (사진=KBS)

이날 권순범·이석래·서기석 이사가 이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권순범·이석래 이사가 이사장 추천을 사양하면서 서 이사가 단독 후보가 됐다. 서 이사장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데, 특히 방송계 경험이 부족하다“며 ”그래서 KBS 이사 제의를 받았을 때도 이 어려운 시기 막중한 임무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해서 많이 망설였다. 그래도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하는 것이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수락했다“고 밝혔다. 서 이사는 “이사장이 된다면 KBS가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이 되도록 이사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사장 선출 투표 전 이사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 이사는 “수신료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공영방송의 (재정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방법과 수신료를 받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은 정부 비판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방법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서 이사는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는)정부, 한전과 적절히 협의해 진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KBS도 공정한 방송을 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내는 게 아깝지 않다는 메시지를 드려야 한다. 그리고 KBS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을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련의 이사 해임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의에 서 이사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라면서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임명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임 이사장의 해임취소소송이 인용되면 자리를 내려놓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 이사는 “법대로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조숙현 이사는 “(서 이사장이)이사로 취임된 이후 가장 처음 한 일이 지난 16일 긴급 이사회 소집에 공동 제안한 것인데, 이사회 규정에 긴급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하지만 어떠한 관련 설명도 없었다”며 “이사로서의 첫 업무가 이사회 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고, 앞으로 어떻게 중립적으로 운영하실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물었다.

이에 서 이사는 “18일 고용안전협약을 체결한다는 풍문이 있어 충분히 긴급안건으로 보였다”고 답했다. 질의 내용은 중립적 운영 방안인데 긴급안건이라고 답변한 셈이다. 

23일 개최된 KBS 이사회에서 서기석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KBS)

조 이사가 관련 질의를 이어가자 돌연 김종민 이사가 말을 끊고 “지금 여러 이사들이 말하는 것을 보니 KBS가 이 지경으로 온 것에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책임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고용안전협약에 보면 집행부, 이사회 권한을 다 노조한테 넘겨주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 서기석 이사장 찬반투표만 하면 되는데 무슨 사설이 그렇게 많냐. KBS가 그렇게 한가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민 이사의 고성은 계속됐다. 류일형 이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시절 제기된 ‘삼성 관리 판사’ 의혹에 대해 질문을 하자 김종민 이사는 돌연 “지금 여기가 청문회 자리인가. 지금 찬반투표를 합시다”라며 고성을 질렀다. 류 이사가 “질문하는데 왜 그러냐.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한다”라고 항의하자 김 이사가 “류 이사는 여기 자격이 있어 앉아 있나”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표결에서 서기석 이사를 포함한 여당 추천 권순범·김종민·이은수·이석래·황근 이사가 찬성표를,  야당 추천 이사 5인은 반대표를 던졌다. 

표결 후 조숙현 이사는 “굉장히 언성을 높이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심지어 책상 위에 올라가는 폭력적인 상황들이 벌어졌다”며 “앞으로 이사회에서 이런 일이 진행되지 않도록 이사장이 특별히 진행에 신경써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종민 이사는 “또 또 시비를 거는데,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 무슨 물건을 집어 던졌냐”고 말했다. 김종민 이사는 KBS 이사회 회의장 책상에 올라 발을 구르며 고함을 치는 등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여권 추천 이사진은 오는 30일 이사회에 김의철 사장 해임제청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여야 6대 5 구조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될 경우 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이날 KBS 경영진은 2023년도 상반기 예상 집행 실적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KBS는 461억 원의 당기 손실, 541억 원의 사업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총수입은 작년 대비 484억 원 감소했다. 경영진은 “상반기 당기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광고 수입이 목표대비 434억 원 미달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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