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KBS 신관 앞을 근조화환이 둘러싸고 있다. 근조화환에 김의철 KBS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KBS 보도를 편파방송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근조화환을 보낸 단체는 문재인 정부 시절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을 보냈던 보수단체다.

지난 13일 KBS 앞에 근조화환이 늘어서있다. ⓒ미디어스
지난 13일 KBS 앞에 근조화환이 늘어서있다. ⓒ미디어스

'자유언론국민연합'이라는 단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공영방송 정상화 조화 투쟁' 알림글이 뜬다. 해당 글에는 "민노총 언론노조와 종북좌파세력 손아귀에서 KBS를 국민의 품으로!"라는 문구와 함께 'KBS 정상화투쟁 페이지 가기' 버튼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여의도 KBS 신관 앞으로 나오십시오. 조화를 보내주십시오. 민노총 언론노조와 종북좌파세력의 손아귀에 있는 KBS를 건져냅시다!"라고 적혀있다.

근조화환을 보내실 곳으로 KBS 신관 앞이 지정돼 있으며 조화를 주문할 업체의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다. 자유언론국민연합은 근조화환 업체에 대해 "참여편의와 조화설치, 관리를 위해 지정한 곳"이라고 했다.

서울시 종로구 J빌딩에 극우단체들이 입주해있다. ⓒ미디어스
서울시 종로구 J빌딩에 극우단체들이 입주해있다. ⓒ미디어스

자유언론국민연합 주소지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J빌딩 3층이다. 같은 층에 자유민주국민연합과 자유연대, 프리덤칼리지장학회, 자유사랑선교회, 리박스쿨, 국민노동조합 법률원, NGO Press라는 언론사, 5층에는 국민노동조합과 국민의자유와인권을위한변호사모임이 입주해 있다.

자유민주국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인 지난 2017년 11월 창립된 보수단체의 연합체이고, 자유연대는 대표적인 보수단체다.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우파 이념 교육 등을 통해 극우 성향 활동가를 양성하는 단체이며 NGO Press는 자유연대 이 모 씨가 발행인을 맡고 있는 인터넷 매체다.

자유사랑선교회는 문재인 대통령 하야 등을 설교하던 곳이다. 국민노동조합은 "주사파 강경노조에 대응하기 위해 제대군인들이 모여 노조의 틀로 조직한 애국세력"이라고 주장하는 제대군인자유노조의 상위노조다. 국민의자유와인권을위한변호사모임은 자유연대와 함께 성명을 발표하는 단체다.

자유민주국민연합 페이스북 소개글. 자유민주국민연합과 자유언론국민연합 홈페이지 링크가 함께 기재돼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자유민주국민연합 페이스북 소개글. 자유민주국민연합과 자유언론국민연합 홈페이지 링크가 함께 기재돼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자유민주국민연합 페이스북 소개글에 2개의 인터넷사이트 링크가 걸려 있다.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자유언론국민연합, 자유민주국민연합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자유민주국민연합 추진 프로젝트에 언론사 플랫폼, 프리덤칼리지, 자유연대, KBS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이 적혀 있다. 이름이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단체로 판단된다.

자유연대는 지난 2020년~2021년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 화환 보내기를 주도했다. 당시 윤 검찰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고 있었다. KBS에 근조화환을 보낸 단체와 윤 검찰총장 응원 화환을 보낸 단체가 같다는 얘기다. 

지난 2020년 12월 대검찰청 앞에 늘어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응원 화환.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0년 12월 대검찰청 앞에 늘어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응원 화환. (사진=연합뉴스)

당시 자유연대 사무총장이었던 김상진 씨(현 신자유연대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대검찰청 앞 화환 보내기를 독려했다. 자유연대는 직접 대검 앞 화환을 관리했고, 2020년 10월 서초구청이 화환 강제철거를 고지하자 스스로 화환을 철거하기도 했다.

자유연대는 당시 추미애 장관 법무부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지난 2020년 11월 자유연대는 스스로 "과천경찰서에 추미애 장관 규탄집회를 열고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 근조화환을 전시하겠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 고모가 자유연대의 화환 전시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씨 고모는 지난해 2월 부산그린나래호텔에서 열린 한국보수시민단체 및 전국기독교총연합 출범식에서 "그 화환 전시회의 주도자가 저"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김상진TV는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 응원 화환 전시는 시민단체 자유연대 소속의 김상진 사무총장이 주관하고 수많은 유튜버들 및 지지단체, 팬들이 협력하여 진행한 것"이라며 "김 목사님의 발언에 화환전시 주도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되어 보이며 화환전시 초창기 '시골할매'의 닉네임으로 화환 1개 보내주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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