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북한의 위성 발사와 관련해 ICBM 발사와 다를 바 없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정부도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위성 발사'로 인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천리마-1'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 바다 상공을 통과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인정했고, 우리 군은 어청도 인근 서해상에 북한 발사체 일부인 원통형 물체를 인양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한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한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는 <[단독] 北, 위성이라했지만…인양된 잔해 ICBM 부품과 같았다> 기사에서 "군이 31일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서해 상에서 인양한 북한 발사체 일부인 원통형 물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품과 동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며 "북한은 이날 발사체가 '군사정찰위성'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ICBM을 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증거물을 군이 확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합참이 인양한 물체는 직경 3m 원통형으로 표면에 빨간색으로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으로 식별됐다"며 "분석 결과, ‘점검문’이 적힌 원통형 부품은 북한이 과거 열병식 등에서 공개한 화성-17형 등 ICBM에서도 식별됐다"고 썼다.

조선일보 기사 제목과 리드문은 북한이 위성이 아닌 ICBM을 발사한 것으로 읽힐 소지가 다분하다. ICBM와 위성 발사용 우주로켓은 비행원리가 동일하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개발을 경계해 왔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에서 "우주 발사라고 주장하는 이번 발사는 북한의 ICBM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술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규탄한 부분은 북한 위성 발사 기술이 ICBM에 기반했다는 점이다. 미국도 이번 발사를 위성 발사로 인지하고 있는 의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일 "우리의 위성 발사가 굳이 규탄을 받아야 한다면 미국부터 시작하여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전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북한의 위성 발사를 "소위 위성 명목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규정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 백악관도 ICBM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라고 하는데, 한국 정부는 미사일 발사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조선일보가 정부 논조에 따라 한목소리를 내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ICBM을 이미 개발한 상황"이라며 "ICBM과 위성을 분리해 위성에 의한 위협이 부각이 돼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위성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조선일보가)정치적 목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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