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MBC <보고 싶다>에 출연 중인 유승호가 입대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93년생인 유승호는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무살. 유승호 또래의 청년들은 스무 살 전후로 군 입대를 하지만, 보통 서른 전후로 입대하는 연예인의 특성상 비교적 이른 나이에 군대를 가는 유승호는 이례적으로 다가온다.

그것도 유승호는 연예사병이 아닌 육군 부대 또는 최전방 부대 배치를 원한다고 한다. 아역으로 활동하던 어린 시절부터 줄곧 스타의 길을 걸어온 유승호는 연예사병이 될 조건이 충족된다. 그럼에도 유승호는 편한 보직 대신 여타 또래 청년들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한다.

신검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남자라면 누구나 다 가는 군대라고 하나, 대부분 남자 연예인들은 20대 후반에야 입대를 한다. 그나마 요즘은 공익이라도 안 가면 안 되는 분위기라, 또래에 비해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머리 깎고 군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시된다.

보통 연예인들이 군입대를 미루는 것은 연예인으로서 스타성을 유지하고픈 마음 때문이다. 군대를 가면 약 1년 8개월 남짓 공백기가 생기는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야 가치가 유지되는 연예인의 특성상 자신이 군복무로 비운 시간동안 행여나 대중에게 잊혀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아예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수를 쓰다가 결국 적발되어 바로 군대에 가거나, 아예 스티븐 승준 유처럼 영영 한국 연예계에서 쫓겨난 케이스도 있었다.

연예인들의 불법 군 면제가 대중의 분노를 자극한 이후, 이제 남자 연예인들에게 군대는 피할 수 없는 의무가 된 분위기다. 군대를 가긴 가야하는데 행여 제대 후 돌아오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까봐 그게 걱정일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자 연예인들은 군입대 시기를 최대한 늦추면서 어떻게든 연예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동시에 최대한 많은 수입을 벌어놓고자 한다.

그런데 이제 갓 스무 살인 유승호는 빠른 입대를 택했다. 10년이란 오랜 세월 활동해온 베테랑 연예인이긴 하지만 성인 연기자 유승호는 이제 시작인 시점에서 말이다. 다행히 유승호는 이미 고등학교 때 웬만한 형들 울릴 정도로 아주 훈훈하게 자라줬기 때문에 일찍이 성인 연기를 시작했다. 마스크가 좋아 CF도 제법 찍었고, 20대 초중반 배우가 기근인 연예계에서 몇 안 되는 스타성을 가졌기 때문에 유승호를 주연으로 캐스팅하고자 하는 작품도 널렸다.

유승호는 이제 갓 스물임에도 불구하고 <보고싶다>에서 실제 나이보다 7살이나 더 많은 역할을 연기한다. 김수현, 송중기, 이제훈, 유아인, 박유천, 이승기, 장근석 등 영화, 드라마 주연으로 나설 수 있는 20대 배우들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겨우 스물이지만 형들 못지 않은 스타성과 연기력을 갖춘 유승호는 연예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배다.

허나 유승호는 <보고싶다>로 성인 연기에 있어서 제대로 탄력 받고 있는 이 시점에 돌연 군입대를 택했다. 유승호가 고등학교 때부터 성인 연기를 해왔고 쉴 틈 없이 활동했기 때문에 빠른 군입대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도 든다. 또한 아직 20살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여타 남자 연예인보다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쌓아놨기 때문에 자신 있게 이른 군입대를 택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그러나 <보고싶다> 인기와 더불어, 그동안 잘 커준 국민 남동생 이미지에서 상남자로 완벽 변신한 유승호의 인기와 가치가 높아질 만한 시점에서 택한 군입대는 꽤나 아쉽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거기에 유승호는 그동안의 경력만으로도 명문 연극영화과에 수시로 입학할 자격이 충분한데도 대학 입학도 하지 않고 군입대를 택했다. 그것도 연예 사병이 아닌 육군 부대 혹은 최전방 배치까지 각오한단다.

유승호, 얼굴만 잘 커준 동생인 줄 알았는데 개념도, 의식도 잘 커줬다. 역시 사람은 커지기만 하면 안 된다. 잘 커야지. 그나저나 그의 개념 찬 입대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도 오랜 세월 유승호을 지켜본 누나로서 내년부터 1년 넘게 그의 연기를 못 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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